대한민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이다. 어느덧 D-100일이 깨지고 앞을 바라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도 진행되고 많은 연예인, 정치인들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는 목소리들도 들려온다. 그에 발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그들이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축제를 위해 관심가지고 준비하는 이들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약 두 달 가량 남겨 놓은 시점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여러 문제들을 겪고 있다.
처음. 예상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직무배정
평창 동계올림픽의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누구보다 성공개최를 기원할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축제의 장 뒤편에서 고생하며 땀방울을 흘릴 이들이다. 나의 경우에도 그렇다. 작년 군 복무 시절, 지원서를 제출하고 서류에 합격하고 원하는 분야에 면접을 봐서 합격했다. 말할 수 없는 소속감, 설렘들을 가득 안고 휴가를 나와 자원봉사자 교육을 다녀왔을 정도로 열심히였다. 내가 사는 곳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시간이 여의치 않자 타 지방까지 다녀올 정도였다. 전역 후, 여름방학 시즌이었던 나는 그렇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사전교육을 다 이수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서는 구체적인 직무, 지역, 숙소 등의 사항은 차후에 발표가 난다고 전했고 그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2학기가 시작되고 바삐 학교생활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무렵에 평창 동계올림픽의 교육의 기억이 희미해 갈 때 즈음에 나왔던 직무배정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사전에 지원했던 경기 및 선수단 지원 분야가 아닌 도핑 분야로 직무가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직무가 바뀌었고, 심지어는 최종합격 통보를 받고 사전교육을 이수했음에도 아예 직무배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 대해 지원하고 기다려왔을 터였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야속했다. 자신의 지원한 직무에 최종합격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전혀 다른 직무가 돌아간다면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측과 연락하여 봤지만, 당초 예상과 다른 인원계획이라고 전했다. 개인 봉사자들을 뽑은 이후, 추가적으로 단체 봉사자들을 뽑아 인력부분에서 초과되었으며 숙소에 관한 부분도 충분히 구하지 못했다고 지적도 나왔다. 애초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측은 사전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달했다고 하지만, 그 부분은 전달 또한 미흡했고 면접과 교육을 진행하면서 고지받은 이들은 찾을 수 없었다. 과연 자기가 지망하던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를 맡게 된 이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와 함께 사명감 있는 자원봉사가 될 지는 걱정이다.
중간.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또한 지적됐다. 논란 속에서 분야 선정 및 인원 선발 이후, 최근 대부분의 분야에서 실무교육을 진행됐다. 평창, 강릉, 정선 세 도시에서 열리는 올림픽 자원봉사 활동지역을 둘러보는 시간이 있다고 하여 사전교육은 인근 대학교 및 추가적인 기타 장소에서 협조를 구하여 교육이 진행됐다. 대부분의 교육장소가 강원도에서 위치한 곳이다 보니 타 지방에 거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실무교육을 편하게 가기에 쉽지 않은 곳이었다. 실무교육 중에는 교통편이 지원되는 분야도 있었지만, 지원되지 않는 분야도 다수였다. 또한 올림픽이 열리고 진행될 때에도 자원봉사자들이 그곳까지 모두 사비로 간다는 것이다. “예산이 부족해서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얼마 전 나의 경우에도 사전교육을 받고 관련 올림픽 자원봉사 활동지역을 향했다. 평창올림픽선수촌의 경우는 근무할 곳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 지어지지 않은 것이 역력했다. 올림픽 분위기가 나야할 곳은 입주되기 전의 아파트 단지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버스를 타고 내리자마자 같은 분야의 자원봉사자들도 모두들 정확히 어디서 하게 될지 몰라 서성거리기만 하였다. 도핑 관련 교육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입구쪽에 도핑 부스가 설치되고 아직은 빈 건물의 공실에 휴식자들의 쉼터가 마련된다고 전하였지만,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모두들 5분가량 잠시 내렸다가 버스에 다시 탑승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뒤이어 도착한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은 심지어 보안검사 기간이어서 멀리서나마 지켜보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교육 담당자들에게 문의해보았지만 그들도 미리 알지 못한 내용이었다고만 전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이 이게 전부냐는 식으로 항의하였지만 교육담당자들 또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알고 있는 것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버스에 탑승하며 자원봉사자들이 묶게될 숙소는 어디인지 물어보았지만 교육담당자들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끝. 의문부호만 남긴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
두어달 남은 시점, 실무교육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분야 교육담당자들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그리고 외국에서 자원봉사자 교육 현장을 확인하기 위한 IOC위원 등 수많은 관계자들이 함께한 자리였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여실히 드러났다. 그 누구도 내가 가지는 의문사항에 대해 확답을 해주지 못하였다. 준비 중이라는 말과 추후 전달하겠다는 말들뿐이었던 자원봉사자 교육 현장은 유명무실 속에서 먼 길을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한숨만 가득했다. 앞으로의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말뿐인 이야기보다는 앞으로의 확실한 계획과 실질적인 지원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을의 위치라고 느끼는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열정페이의 무급인력이라는 오명을 벗고 동계올림픽의 경기장 뒤편에서 함께 땀방울을 흘리는 동반자로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D-66, 평창 동계올림픽은 얼마 남지 않았다.
최한얼 기자
harry2753@siri.or.kr
[2017년 12월 5일, 사진 =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