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향한 벤투호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백승호, 이강인 등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한 벤투호에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중요한 점들이 있다. 플랜B, 손흥민 활용법 그리고 세대 교체이다.

1)플랜B

지난 아시안컵에서 59년만의 우승을 노리던 벤투호는 전술적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며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무엇보다도 플랜A가 통하지 않았을 때 필요한 플랜B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 되었다.

후방 빌드업과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공격지역에서의 수적 우위를 점하는 플랜A전술은 라인을 올려서 압박을 구사하는 팀에게는 효과적인 전술이었다.

실제로 플랜 A전술을 활용하여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이 포함된 칠레 대표팀과 에딘손 카바니(PSG),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포함된 우루과이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의 상대들은 비교적 약팀으로, 패널티 박스 근방에서 두터운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전술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대표팀은 아시안컵 내내 후방에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패스만을 주고 받는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측면 수비수들의 전진 역시 효과적이지 못했고, 기성용마저 부상으로 중도하차하게 되면서 기성용의 패스능력을 활용한 후방에서의 빌드업도 불안정하게 되었다.

이처럼 아시안컵에서의 벤투호는 전술 유연성에 약점을 드러냈고 결국 대표팀은 플랜B 전술의 부재 속에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탈락하게 되었다.

이후 진행된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를 통해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이 벤투감독에게 플랜B전술에 대한 언급을 한만큼 이번 대표팀이 어떤 플랜B 전술을 사용할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 참가하는 대표팀으로서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 받는 국가들과 경기를 치르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대표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 받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과연 어떤 전술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

2)손흥민 활용법

손흥민은 현재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이다. 이번 시즌에도 현재까지 리그 경기에서 24번을 출전해 11골을 기록하며 EPL에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세계최고의 축구 리그 중 하나인 EPL에서도 손꼽히는 손흥민이지만, 이상하리만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랐다. 무엇보다도 활용법에 대한 문제가 언제나 거론되었다. 선수 개인의 능력은 탁월하나, 대표팀에서의 전술에서는 손흥민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주로 최전방 및 측면에 머물며,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리 알리 등의 2선지원을 받으며 빠른 속도와 양 발을 활용한 마무리 능력을 통해 직접 골을 기록하는 피니셔(finish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아시안컵 대표팀에서의 손흥민은 소속팀에서의 역할과는 다르게 2선에서 머물며 자신에게 상대의 견제가 집중되는 점을 이용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 창출 및 패스를 하는 플레이메이커(playmaker)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용법은 대표팀에서의 손흥민의 경기력을 저해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 감독이 손흥민을 2선 중앙에 투입하여 공을 운반하게 하고, 이때 상대의 견제가 집중되는 점을 활용하여 1선의 황의조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참고하여,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을 2선 중앙 쪽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처음으로 손흥민이 투입된 중국전에서는 이 같은 전술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것 같았다.

중국전에서 손흥민은 2선 지역 및 때로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공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피로누적과 소속팀과 다른 전술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이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듯했다.

그러나 오히려 휴식을 취한 뒤 치른 바레인과의 16강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고, 짧은 시간 속에서 이러한 점을 해결하지 못한 대표팀은 카타르와의 8강에서 일격의 한 방을 맞은 끝에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평가전을 통해서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권창훈의 복귀와 황인범 및 다양한 2선 자원들에게 플레이메이킹에 대한 점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어떻게 2선 자원들의 지원을 통해 손흥민의 피니셔로서의 득점력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을 실험해야 한다.

3)세대교체

구자철과 기성용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세대교체에 대한 언급과 함께 새로운 대표팀에 이들의 대체자로 어떤 선수들이 발탁될 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었다. 그리고 백승호와 이강인, 김정민 등이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결코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는 신구의 조화를 통해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이 어린 선수들에게 전달되어, 어린 선수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할 때 베테랑 선수들이 물러나는 식으로 진행된다.

선수 개인의 선택에 대해 존중해야 하지만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 보아 베테랑 선수들인 구자철과 기성용의 은퇴는 아쉽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험을 가진 기존의 선수들이 새로운 선수들을 잘 아우르며 이들과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비단 선수와 코칭스탭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축구팬들과 언론 역시 세대교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 구자철, 기성용 등 팀 내 대들보와 같은 선수들의 없는 지금의 새로운 대표팀은 팬들 및 언론에 자극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팬들과 언론은 이들에 대한 과도한 관심 및 경기 출전 여부와 혹여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더라도 비난과 문책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그저 우리의 어린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응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 저녁 팬들의 응원과 함께 벤투호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안희성 기자

heeseong@siri.or.kr

[2019.3.22, 사진 = 대한축구협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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