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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이영재 기자]2017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입단 첫해에 신인왕의 자리에 올랐다.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 만에 나온 일이다.

그때부터 4시즌 동안 KBO리그 신인왕은 모두 고졸 1년 차 선수들이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이정후, 강백호, 정우영, 소형준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중학교 시절 1년 유급한 정우영을 제외하곤 모두 만 19세의 나이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 전 9시즌 신인왕은 모두 데뷔 3~7년 차 중고 신인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표1: 신인왕 수상 선수 평균나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전까지 신인선수들에게 데뷔 첫 시즌은 재활과 휴식의 해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좋은 성적으로 높은 순위 지명을 받았으나 지나친 혹사로 몸이 망가져 입단 직후 수술대에 오르는 일이 빈번했다.



지난 2013년 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신인 투수 41명 중 26명(63.4%)이 어깨통증 및 수술병력을, 31명(75.6%)이 팔꿈치 통증 및 수술병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아마추어 선수 혹사에 대한 비판이 야구계 안팎으로 나왔고 2018년부터는 투구 수 및 휴식일 제한이 규정되기도 했다. 지금도 특정 선수 혹사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가혹한 출장일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혹사 방지 규정과 인식 개선으로 인해 건강한 몸 상태의 선수들이 입단하면서 구단 역시 실력이 좋다면 신인이라도 거리낌 없이 선수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표2: 리그 전체 만 19세 선수 연평균 소화 타석,이닝]
위의 표는 1군 경기에 출장한 모든 만 19세 선수의 타석 수와 이닝을 연평균으로 계산한 값이다. 2008~2016시즌과 비교했을 때 지난 4시즌 동안 출전한 만 19세 선수가 확연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2016년 이후 지명된 선수들을 이른바 ‘베이징 키즈’라고 부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 활약을 바탕으로 한 프로야구 흥행 최전성기에 야구에 입문한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 당시 야구를 시작한 아이들이 많았던 만큼 수많은 인재들이 야구로 모여들었다. 소위 말하는 ’황금세대’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프로 무대로 뛰어들면서 데뷔 1년 차부터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엔트리 확장과 신 구단 창단은 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2015시즌 기존 26명 등록 25명 출장에서 27명 등록 25명 출장으로 엔트리가 확장됐고, 지난 시즌 28명 등록 26명 출장으로 한 명씩 더 늘어났다. 더불어 2012년까지 8구단 체제에서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로 늘어나면서 신인급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신인 드래프트에서의 대졸 선수 기피 현상 역시 더 많은 고졸 선수를 데뷔하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대졸 선수보단 조금이라도 더 어린 고졸 선수를 지명하는 게 최근 드래프트에서의 추세다. 특히 상위 라운드에선 대졸 선수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신인왕 투표에선 비슷한 성적이라면 중고 신인보단 ‘진짜’ 1년 차 신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올해 입단한 신인들 중에서도 특히 고졸 선수들이 눈에 띈다. 역대 2위에 해당되는 계약금 9억의 장재영(키움)을 비롯해 이의리(KIA), 나승엽, 김진욱(이하 롯데) 등이 주목받고 있다. 모두 2002년생 19살 새내기다. 이들은 최근 연습경기에서 연일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많은 팬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장재영은 연습경기부터 최고 155km/h의 공을 뿌리는 등 묵직한 구위를 뽐내고 있으며 이의리 역시 잇단 호투로 양현종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나승엽은 일찌감치 1군 캠프에서 훈련받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고 ‘좌완 최대어’ 김진욱 역시 최근 1군에 합류해 오는 20일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다.

이 네 명을 비롯해 많은 신인들이 1군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활약을 지켜본다면 올 시즌 KBO리그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이영재 기자(youngjae@siri.or.kr)
[2021.03.18, 사진=키움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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