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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유혜연 기자] 미국의 이스포츠 게임단인 FaZe Clan이 NFL 선수 카일러 머리의 영입을 지난 27일 공식 SNS를 통해 발표했다. 지난 2020년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벤 시몬스가 페이즈 클랜의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이스포츠 구단에 운동선수들이 투자하던 기존의 산업 구조와는 다른 행보다.

카일러 머리는 현 NFL 소속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주전 쿼터백이다. 대학 시절부터 미식축구와 야구 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2018년에는 MLB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 2019년에는 NFL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며,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MLB와 NFL 두 리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이기도 하다.

NFL 선수와 이스포츠 게임단의 독특한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머리가 트위치에서 종종 게임 방송을 하는 것만으로는 둘의 관계성을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이를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이즈 클랜의 정체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



페이즈 클랜은 2010년 콜 오브 듀티를 시작으로 현재 CS:GO, PUBG, 레인보우 식스 시즈, FIFA, 포트나이트, PUBG 모바일, 로켓 리그, 발로란트 게임단을 운영하는 미국의 게임단이다. PUBG 팀은 2019년 GGS와 PCS 2 유럽의 초대 우승과 2019년 Phase 2, 3에서도 2회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즈 클랜이 강한 또 다른 분야는 바로 MCN(Multi Channel Network) 분야다. 페이즈 클랜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863만 명으로, 페이즈 클랜 또한 채널 정보를 ‘The world’s most subscribed gaming team.’으로 설정하기도 했을 만큼 이스포츠 게임단 중에서 눈에 띄게 많은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페이즈 클랜은 어떻게 이스포츠 게임단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게 됐을까. 콘텐츠에 해답이 있다. 기존 게임단이 선수 스트리밍, 경기 내외적 콘텐츠에 치중하는 데에서 벗어나 페이즈 클랜은 유튜버로서의 자아를 강화한다.

페이즈 클랜의 멤버들은 ‘FaZe House’라는 저택에서 생활하며 콘텐츠를 촬영한다. 페이즈 클랜 멤버들이 딛는 모든 곳이 콘텐츠 무대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페이즈 클랜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prank’, ‘surprise’, ‘challenge’ 콘텐츠다.

페이즈 클랜은 유튜브에서 자주 봤을 법한 콘텐츠지만, 게임단 공식 채널에서 하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계속해서 높은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동원한다. 이와 더불어 페이즈 클랜은 멤버를 뽑는 오디션 콘텐츠인 ‘FaZe 5’를 진행하기도 하며 페이즈 클랜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국내 구단들 또한 구단 소속 스트리머 영입을 하고 있으나, 단순 ‘스포츠’로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페이즈 클랜의 정체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국내의 리브 샌드박스처럼 MCN 기업으로 시작된 게임단이 아닌데도 MCN의 요소가 충분하다는 점이 이 게임단의 흥미로운 점이다.

페이즈 클랜은 유튜브에서만 화제성이 있는 팀이 아니다. 공식 트위터 팔로워 수는 54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100만 명으로, 이스포츠 게임단은 물론이고, 블리자드와 라이엇 게임즈와 같은 게임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 또한 뛰어넘는다. 페이즈 클랜은 이스포츠 계에서 말 그대로 ‘핫한’ 팀이다.

이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게임단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유니폼 콜라보, beats by Dr. Dre와의 콜라보 이어폰을 출시하기도 하며, 게임단에서 꿈꾸지 못할 행보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페이즈 클랜은 독특한 유튜브 콘텐츠,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의 이스포츠 게임단과는 다른, 더 넓은 방향을 제시하는 독특한 구단임을 증명했으며, NFL 선수 카일러 머리를 영입하며 새로운 색채를 추가했다.

과연 페이즈 클랜이 이스포츠계에서 새로운 길을 열며 이스포츠 자체가 확장성 있는 분야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지 페이즈 클랜이 ‘괴짜 게임단’으로만 남게 될까. 국내외 모든 이스포츠 관계자들은 페이즈 클랜을 이단아로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시도를 하는 페이즈 클랜이 괴짜처럼 보일지라도, 이스포츠라는 분야가 가질 수 있는 확장성을 잘 이용한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혜연 기자 (kindahearted@siri.or.kr)

[2021.04.28 사진= 애리조나 카디널스 공식 SNS, 페이즈 클랜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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