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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이영재 기자] 롯데 마운드에 또 야수가 올랐다.

지난 1일,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3-11로 패했다. 선발 이승헌은 3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나온 투수들 역시 줄지어 실점하며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 경기 결과로 롯데는 한화와 공동 최하위 자리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눈에 띄는 점은 롯데 마운드에 투수 대신 야수가 올라갔다는 점이다. 경기가 8점 차로 크게 벌어진 8회 초, 롯데는 내야수 김민수를 투수로 올렸다. 그리고 뒤를 이어 9회에는 마찬가지로 내야수인 배성근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수와 배성근은 각각 한 타자씩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삼진까지 기록하는 등 무실점으로 타선을 틀어막았다. 김민수는 8회 초 투수로 이닝을 마친 뒤, 8회 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때려내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 KBO리그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올해 롯데 경기에서 이런 상황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야수를 등판시킨 뒤 2경기 더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약 보름 동안 3경기에 야수를 투수로 활용했다.

물론 세 경기 모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이후 경기 후반에 나온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역전의 가능성이 아주 작은 상황에서 투수를 최대한 아끼기 위함이다.

이쯤 되면 롯데가 이를 단순 이벤트보단 투수 운용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현재 롯데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5.40으로 리그 8위에 해당된다. 기존 구원진에 조금이라도 휴식을 부여해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한다.

롯데는 추재현, 배성근, 오윤석, 강태율, 김민수까지 5명의 야수가 마운드를 밟았다. 배성근은 지난 17일과 어제(1일)까지 두 번 등판했다. 놀랍게도 이들의 도합 기록은 4.2이닝 무실점으로 수준급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항간에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SBS스포츠 이동현 해설위원은 지난 4월 17일 경기에서 “마운드에서 쓰지 않던 동작으로 피칭을 하다 보면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롯데가 비슷한 상황에서 야수를 등판시킬까? 그리고 다른 구단에서도 투수 운용 방안으로 이를 고려해볼 수 있을지 하나의 정답이 없는 만큼 여러 상황에서의 고려가 필요하다.

이영재 기자(youngjae.siri.or.kr)
[2021.05.02, 사진=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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