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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이수영 기자] 지난 30일 밤(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프리미어리그와 리그 내 20개 구단이 SNS 보이콧에 참여했다. 보이콧의 목적은 축구계에 만연한 SNS 차별 및 학대 근절. 보이콧 기간 동안 구단들과 프리미어리그 SNS에는 단 하나의 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심지어는 경기가 있는 날에도 구단이 선발 라인업을 SNS에 게시하지 않아, 라인업을 보기 위해서는 프리미어리그와 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했다.

# 끊이질 않는 온라인 차별

보이콧에서 내세운 차별은 ‘인종차별’이 대표적이었다. 흑인과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은 예부터 꾸준하게 스포츠계에 내재한 문제다.



지난해 12월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파리생제르맹과 바샥세히르와의 경기에서 루마니아인 대기심이 바샥세히르 흑인 코치진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경기가 중단된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초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앙토니 마샬과 악셀 튀앙제브를 향해 일부 팬들이 SNS를 통해 인종차별 댓글을 달았고, 충격을 금치 못한 튀앙제브가 본인 SNS 계정을 삭제한 적도 있었다.

손흥민 역시 잦은 인종차별을 당했다. 지난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 이후에는 맨유 팬들이 손흥민 선수 SNS에 “구멍처럼 작은 눈을 가졌다”, “집에 가서 개와 박쥐를 먹어라” 등의 모욕적인 댓글을 달았다.

토트넘은 경기 직후 구단 SNS를 통해 “팀원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당했다. 또 한 번 SNS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앞으로 나아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쏘니, 우리는 너와 함께 해”라며 온라인 인종차별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실제 맨유는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6명의 팬을 찾아내 구단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토트넘 역시 나흘간의 보이콧 이후 첫 게시물로 온라인 폭력 반대 캠페인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에서는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도 접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 부모에게서 아들로 태어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다르다고 메시지를 남기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환기했다.

# 계속되는 구단들의 온라인 차별 반대 움직임

이번 보이콧은 나흘간 진행됐지만 그렇다고 프리미어리그와 구단들의 차별 반대 움직임이 멈춘 것은 아니다. 각 구단은 보이콧이 종료된 시점, SNS를 통해 “SNS 보이콧이 끝났다. 하지만 우리의 일이 끝나진 않았다”라며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차별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놓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대표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은 다음의 계획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1.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여 선수들을 차별하는 아스날 멤버들을 식별하고 금지할 것이다.
  2. 선수들과 페이스북 간 미팅을 주선하여, 선수들이 스스로 질문할 기회를 갖고, 자신을 어떻게 보고하고 보호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 온라인 학대 신고와 실질적이고 감정적인 지속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우리 선수들을 교육할 것이다.
  4. 다양한 커뮤니티가 안고 있는 도전들을 이해하고, 우리가 더 포괄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5. 온라인 학대를 근절하고 우리 선수들과 우리의 다양한 글로벌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 매체로, 선수로 확대된 sns 보이콧

초기에는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잉글랜드 내 축구 단체들 중심으로 진행된 SNS 보이콧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We stand with football against hate’란 표어와 함께 “우리 매체는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 일환으로 SNS 보이콧을 한다. 온라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더 큰 행동을 위한 목소리다”라며 보이콧 동참 의사를 밝혔다.

유명 선수들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대표적으로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2억 명 달성을 이뤄냈음에도 해당 사실에 대한 기쁨보다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다.

실제 메시는 “인스타그램 2억 명을 달성했다. 그런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로 인해 이를 축하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프로필 계정 뒤에 있는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때다. 소셜 미디어 내 온라인 학대를 중단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자”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보이콧 운동을 지지한다는 본인 의견을 드러냈다.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 문제는 예부터 꾸준하게 진행돼온 만큼 이제는 정말 강력한 대응으로 근절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SNS를 사용하는 팬 한 명 한 명이 올바른 도덕적 의식을 갖고 SNS를 사용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번 보이콧을 계기로 많은 축구팬들이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021,05.05 사진=아스날,토트넘,풋볼런던,프리미어리그뉴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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