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장본인인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현재의 행복보다는 편안한 노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보다는 자손들이 더 좋은 세상을 접하길 원한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에게 이러한 문화는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성장기의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했고 현실적으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국민 전체의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고 이제는 자신을 희생하여 남이 편한 것보다는 자신이 항상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예전처럼 퇴근하지 않는 상사의 눈치를 보며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지 않는다. 더 이상 공적인 이유로 인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려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회사와 개인의 시간을 분리하여 권리를 챙기려고 한다. 이러한 문화가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근 워라벨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워라벨은 work-life bala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서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균형을 이루며 여가생활을 즐긴다는 뜻이다. 즉 미래의 행복보다는 지금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워라벨에 미치는 이유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기성세대들은 고등학교 졸업만 한다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대학만 나온다면 어디든 취직을 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만 졸업한다면 예전처럼 대학에서 놀 수 있다는 선생님들의 말과는 다르게 오히려 입시 때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대학은 고등학교의 연장선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취업을 위한 발판에 불과하다. 재학 중에는 학업에, 휴학하더라도 스펙을 쌓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온 우리는 이제 휴식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원한다.

점차 바뀌어 가는 분위기와 함께 한국은 법적으로도 우리의 시간을 보장해 주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법은 1주일에 최대 68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었다. 주말을 휴일로 가정한다면 평일에는 약 14시간의 근무를 해야 했다. 당연히 퇴근은 늦어지고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집에 돌아오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주말이 유일했고 그마저도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가 의무화되면서 일주일에 최대로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제 우리는 개인의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여가생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퇴근 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직장 또는 집 주변에서 배워보고 싶은 활동이나 운동을 할 수 있다. 주말은 그보다 더 여유롭다.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주말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2017년 기준 국내 여행 경험률은 90.1%로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을 하고 있었으며 1인 연평균 여행 일수는 숙박 여행의 경우 9.03회로 약 한 달에 한 번은 1박 2일 이상의 여행을 경험하고 있었다(한국관광공사, 2018). 그리고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 이후 2019년 국내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금요일 숙박업소의 예약이 2018년에 비해 약 1.5배(54%) 증가했다(윤슬빈, 2019). 주 52시간 근무제가 여가생활을 활발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비록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최근 야외활동이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여행산업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이제는 기존의 여행, 관광 산업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여행 산업이 필요하다.

많은 투어리즘 중 왜 스포츠인가?

본인은 스포츠 투어리즘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우선 해외가 생각난다. 본인뿐만 아니라 대부분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주변만 보더라도 스포츠 투어를 위해 국내로 떠나는 것보다는 해외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국이나 스페인으로 떠나고 농구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국으로 떠난다. 영국 축구의 경우 경기장에 방문하면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환경을 접할 수 있다. 각 구단의 특색이 그 경기장에 잘 드러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문화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경기 이외의 것들도 관람할 수 있다. 경기 전이나 후 구단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박물관, 선수와의 유대감을 형성해 줄 수 있는 굿즈 판매점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본인 주변에도 스포츠에 관심이 없지만, 유럽 여행을 가면서 각 구단 투어를 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여행을 다녀온 후 모두가 공통으로 하는 말은 한국에서 느낄 수 없고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에서의 축구 경기장은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고 그 자체로 투어리즘이 되었다. 미국이나 스페인의 경우도 유사하다.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도시를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한국은 태권도 강국이지만 태권도를 보려고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태권도 공연의 경우 매우 적은 관람자를 보이며 유튜브의 경우에도 평균 1000회의 조회 수와 7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해외에서 투어를 올 것인가는 의문이다. 즉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스포츠를 떠나서 도시를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은 스포츠 투어리즘을 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좋은 자연환경과 대부분의 지역이 가까워 이동수단도 간편하다. 또한 평창 올림픽과 다양한 세계 대회를 개최한 경험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스포츠 관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투어리즘의 파급 효과

그렇다면 왜 한국이 스포츠 투어리즘 산업을 활성화해야 할까?. 그 이유는 관광 산업으로 발생하는 효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인 이점이다. 우선 스포츠 이벤트를 열기 위해서는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도시는 실제로 많지 않다. 그렇기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면서 인력이 동원되고 또 다른 경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그 지역 주민들의 소득 수준 향상을 통해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둘째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롭게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 환경 파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개최되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친환경적으로 건물을 지으면서 그 도시와 어울리는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새롭게 스포츠 도시라는 이미지가 구축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평창 올림픽 개최 이후의 평창이다. 기존의 평창은 단순히 스키장만 유명한 도시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관광 도시라는 인식은 없고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겨울에 들러 잠시 즐기고 가는 장소였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개최 이후 스키와 함께 시설들을 방문하여 스포츠 관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바뀌었다. 본인도 평창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외출, 외박을 나갈 때마다 평창 올림픽 때 사용되었던 아이스 링크장과 스키장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관광을 위해 평창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스포츠 관광의 도시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면 직,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많다. 그렇기에 한국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도시를 찾아 새롭게 스포츠 투어리즘 도시로의 탄생이 필요하다.

제주도로 몰리는 관광객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하다. 점차 해외여행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해외로의 이동을 할 수 없어 사실상 국내로 눈을 돌리는 방법이 최선이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피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갈 곳을 잃어 대안을 찾고 있다. 대부분 가평이나 남해 등 바다와 강이 있는 장소로 떠나지만 그중 가장 인기를 얻는 지역이 제주도이다. 사람들은 제주도가 코로나에서 안전한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피서 또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에 사람들이 더 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지금도 본인 주변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제주도는 코로나 사태가 있기 이전부터 관광의 명소라는 인식이 있었다. 제주도를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국에서 최고의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장소이다. 우선 바다와 인접하여 쉽게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서핑을 즐기거나 보트를 타러 동해안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주도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동시에 관광지도 가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가장 큰 골프 대회가 매년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고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하고 있다. 추가로 제주 유나이티드로 인해 축구를 관람하기 위해 오는 팬들도 많다. 2014년에는 제주도에 스포츠를 위해 방문한 관광객이 130만 명이 이를 정도이니 그 인기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홍정표, 2014). 이처럼 다양한 스포츠 관광을 즐길 수 있어 제주도의 스포츠 투어리즘 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물론 덕을 보는 곳은 스포츠 산업만이 아니다. 숙박업소나 식당 및 주변 관광 산업들도 동시에 성장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 투어리즘의 도시가 형성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상당하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가 제주도로만 몰린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스포츠 투어리즘이 활성화된다면 지역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제주도만 보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이다. 제주도를 제외하더라도 한국에는 스포츠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그렇기에 이러한 장소를 찾아 스포츠 투어리즘 공간이라는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

원작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황해찬

황주희 기자 (juhee_h10@siri.or.kr)

[사진 = 경남 고성군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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