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이런 유럽 스포츠의 특성에 따라 단장의 역할도 미국과 상이하다. 유럽 스포츠에서 단장은 ‘Director’로 불린다.

캠브릿지 사전에 따르면, ‘큰 조직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오히려 manager는 단장이 아닌 감독에게 많이 쓰인다. 이런 용어를 보았을 때 감독의 권한이 미국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단순히 전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단 관리에도 능통해야 한다. 그래서 유럽의 축구 감독 중에는 전술적인 부분은 코치에게 위임하고,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도 존재한다. 그래서 단장의 업무는 선수단 관리보다 새로운 선수 영입이나 재계약 등에 치중이 되어 있다. 그래서 몇몇 구단은 감독이 단장직을 겸하기도 한다. 아직 감독이 이적에 대한 권한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 감독이 선수에게 직접적으로 연락하고 설득을 하는 것은 유럽 축구에서 아주 흔한 일이다. 독일에서는 유난히 단장이라는 직책이 부각된다. 분데스리가에서 단장은 선수 출신이 많다. 게다가 많은 단장이 해당 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경우가 흔하다. 그만큼 구단에 대한 충성심과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단장이 되는 사례가 많다. 왜냐하면, 선수 출신으로 유명세로, 선수 영입에 있어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장은 감독과 함께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되며, 경기중에는 감독 및 코치진과 함께 벤치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분데스리가(2020)에 따르면, 독일에서 단장의 역할은 감독과는 달리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이끄는 것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단장 미하엘 초어크는 ”저는 구단의 유스팀부터 1군팀까지의 모든 철학을 담당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감독과는 달리 좀 더 구단의 큰 그림을 담당하는 역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구단마다 차이는 존재한다. 다른 구단의 경우, 단장은 감독과의 협력을 통해 현실적 조건 내에서 최상의 선수를 데려오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또한,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숨겨진 원석을 찾아내어 좋은 선수로 길러내는 데 앞장서기도 한다. 미국의 프로 스포츠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감독의 권한이다. 미국은 감독을 전술적으로 구단을 이끄는 자리로 보지만, 유럽에서는 감독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팀의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도록 요구한다. 그에 따라 단장이 하는 역할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가지 유형 중에서 K리그에는 유럽 스포츠와 비슷한 유형이 더 어울린다. 일단 K리그는 축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미국의 프로 스포츠와는 차이점이 있다. 먼저 리그의 구조와 제도가 유럽의 축구와 비슷하다. 이전에는 제도와 같은 부분이 북미 스포츠와 유럽 스포츠의 특성을 모두 담고 있어 혼란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유소년 선수에 대한 지원과 드래프트 제도 폐지 등 유럽의 선진 축구 시스템을 닮아가려고 하고 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단계적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등 유럽형 스포츠 리그 구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분데스리가처럼 많은 선수 출신 인물들이 단장 자리를 맡는 것이 K리그의 흥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천수 前 인천 전력강화실장이 좋은 예시다. 그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단장과 비슷한 직책인 전력강화실장 자리에 있었는데, 적극적인 영입전략으로 화제성을 키웠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와의 마찰로 최근 사임했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이어져 온 그의 직설적인 행동과 겹쳐져 이천수 실장의 행보는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과거에 유명세가 있었던 선수가 K리그 구단의 단장직을 맡는다면 충분히 화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앞서 말한 것처럼 기업 구단의 경우 기업인 중에서 단장 인원을 뽑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 전북 현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철근’ 단장과 같이 비축구인이지만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단장직의 역할처럼, K리그의 단장직도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하는 것이 더 조직의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아직 K리그에서 단장이 선수 영입업무가 아닌 마케팅이나 스폰서십 업무를 겸하다 보니 비축구인 단장이 많다. 하지만 선수단 외적인 업무와 내적인 업무의 분담이 필요하다. 단장은 좀 더 선수단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선수영입 뿐만 아니라, 선수단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도 단장의 역할이다. 그래서 선수출신이나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단장이 선수단에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초어크 단장의 인터뷰처럼 단장과 구단이 힘을 합쳐 근시안적인 미래보다 더 큰 그림을 보고 구단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은 가까운 성적에 밀려, 많은 인사가 빠르게 바뀌는 부분이 아쉽다. 구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단장이 구단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국내에 많다. 기업 구단이면 구단과 기업 사이에서 양측을 조율해야 한다. 또한 시민 구단이면 시와 구단 간의 사이를 조율해야 한다. 그리고 감독과의 관계도 적절히 유지해야 할 정도로 단장의 위치는 복잡하다. 반대로 그만큼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 K리그 구단에는 단장보다 감독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단장과 흔히 말하는 ‘케미스트리’가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구단이 단장을 선임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심혈을 기울이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단순히 현장에서의 감으로 좋은 성적을 내던 시절은 지났다. 이는 단장이라는 직책뿐만 아니라 구단에서 힘쓰는 모든 인원이 열심히 노력할 때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이전에 많은 K리그 구단이 인사 결정에 있어서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특히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인물이 와서 구단의 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구단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을 갖춘 인원을 선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단장은 스포츠를 보는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을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보여줬다. 그리고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팬들은 점점 더 구단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한다. 스포츠 리그가 진행되는 시점 외에도, 전력 보충을 위해 비시즌에 단장을 포함한 많은 구단 직원들이 전력 상승을 위해 노력한다. “단장은 스토브리그 기간과 새 시즌 동안에 팀이 더 강해지도록 세팅을 해야 하고, 감독이라면 경기장에 찾아온 관중들의 가슴 속에 불을 지펴야죠”라고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백승수 단장은 말했다. 이처럼 단장은 구단의 전력을 향상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지만, 드라마에서 그랬듯이 단장의 적극적인 활동이 K리그 구단의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 국내에도 드라마 스토브리그처럼 강렬한 이미지의 단장이 등장해, 단장이라는 직책이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하기를 바란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naver.com)
[21.7.7,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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