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혜연 기자] 영국 e스포츠 팀 위원회(UKETC)가 지난 8일 공식 출범했다. UKETC는 영국 e스포츠 산업의 발전 및 성장을 목표로 한 비영리 위원회로, e스포츠 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단체다. 위원회 소속 팀으로는 엔드 포인트, 엑셀, 프나틱, 런던 로얄 레이븐, 런던 스핏파이어, 엠엔엠 게이밍이 있다.
UKETC가 가장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영국 e스포츠 산업의 성장이다. 또한, 신뢰성, 포용성, 교육, 지속 가능성을 추구 가치로 삼으며, 영국의 e스포츠의 산업에서의 경쟁력, 게임단의 공통적 권리 및 기회, 게임단의 성장에서의 도움, 그리고 경제적인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설정한다.
여기서 명심할 점은 UKETC가 영국 e스포츠 협회와 독립적인 단체라는 것이다. 영국 e스포츠 협회와 추구하는 공통 가치를 위해 협력할 수는 있으나, 해당 협회가 e스포츠 협회의 소위원회는 아닌 셈이다.
위원회 가입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다.
(1) 영국에 등록한 유한 회사
(2) 3년 이상의 브랜드 히스토리
(3) 영국 혹은 영국 대표 국제 대회에서의 뛰어난 성적
(4) 직원, 선수에 대한 계약 준수
(5) 고위 경영진의 좋은 평판
(6) 위원회 가치 준수
단,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많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될 때는 위원회에 합류할 수 있다.
UKETC가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하지는 않았으나, 해당 위원회의 존재는 꽤나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e스포츠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게임사다. 그다음을 잇는 것이 협회 혹은 팀인데, 둘의 힘이 게임사보다는 매우 작은 편이다.
협회는 다소 행정적이고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기에 협회가 선수 및 팀의 의견을 전부 대변한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대표성을 가진 UKETC를 통해서는 다수의 e스포츠 팀이 피력하는 바를 직접 주장할 수 있다.
UKETC를 영국 e스포츠 협회와 완벽히 분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나, 중요한 점은 e스포츠 산업에서 협회 외에도 선수, 팀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대표 단체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다. 두 단체가 공통 목표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그렇다면, 한국도 UKETC와 같은 위원회를 만들 수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힘들 것이다. 국내에서 인식할 수 있는 대형 게임단은 T1과 GEN.G 정도에 불과하다. 두 게임단만이 위 UKETC처럼 경영 외적으로 이스포츠 산업에서의 가치를 바라볼 만한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게임단은 올해 LCK가 프랜차이즈화되며 들어왔기에 당장의 경영이 더 목전에 있을 것이다.
만약, 다수의 게임단이 경영에 있어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며, 공통적인 가치를 위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다면 만들어질 수도 있겠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UKETC의 설립을 보며, 국내에서도 게임사의 의견이 막강한 입장에서 그를 견제하기까지는 못하더라도, 팀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단체가 생기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단체가 큰 목소리를 내는 편이 의견 피력과 수용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 또한 이스포츠 산업에서 권익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진 현시점에 있어, 이에 대해 고려를 해 볼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유혜연 기자 (kindahearted@siri.or.kr)
[2021.07.09 사진=UK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