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사실상 헤비급 원탑 복서로 올라선 타이슨 퓨리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펼쳐진 타이슨 퓨리와 디온테이 와일더의 WBC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퓨리가 도전자 와일더를 11라운드 1분 10초에 KO로 끝내며 타이틀을 지켰다.

둘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8년에 벌어진 1차전에서는 퓨리가 주도하는 가운데 와일더가 특유의 한 방으로 두 번의 다운을 빼앗는 과정 속 무승부로 끝났다. 판정 논란이 있긴 했지만 기술적인 퓨리와 파워의 와일더가 만나며 상반된 플레이 스타일이 흥미롭다는 팬들의 반응이었다. 승부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재대결은 필연적이었다.

이후 펼쳐진 2차전은 퓨리의 완승이었다. 와일더의 한방이 무력화될 만큼 퓨리의 스텝과 기술은 압도적이었다. 두 번이나 다운을 가져가면서 리드한 가운데 7라운드 TKO로 경기를 끝냈다. 와일더의 커리어 첫 패배였다.

그리고 이번 3차전을 앞두고 와일더는 절치부심했다. 지난 2차전에서 기술 차이 외에도 기본적인 체급에서 밀렸다. 특히 체급이 더 큰 퓨리가 유연하고 순발력까지 있다 보니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와일더는 역대 계체량 중 가장 무거운 238파운드로 경기에 나섰다.

그 덕택에 경기 초반은 와일더가 강하게 압박하는 형국이었다. 강점이던 한방의 파괴력이 퓨리를 뒷걸음질 치게 했다. 하지만 퓨리의 기술이 점점 와일더를 잠식해나갔고 3라운드 첫 다운을 가져가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퓨리였다.

이후 위기를 넘긴 와일더의 반격이 시작됐다. 4라운드 강점인 한방으로 퓨리에게 두 차례나 다운을 뺏어냈다. 이에 퓨리는 적절한 클린치로 위기를 넘겼다.

위기 이후 퓨리가 다시 경기를 잠식하며 기회를 잡았다. 특히 중량에 따른 부작용으로 와일더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경기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10라운드 다시 다운을 뺏어낸 퓨리는 11라운드 결정적인 펀치로 경기를 끝냈다.

비록 전체적인 흐름은 퓨리의 우세였지만 와일더 역시 강한 펀치력을 앞세워 두 번의 다운을 뺏어내며 분전했다. 특히 퓨리가 경기를 잠식해나가는 과정에서 와일더도 방전된 체력 속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나가며 명경기를 만들었다.

이에 다양한 선수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UFC 웰터급 파이터인 호르헤 마스비달은 와일더와 퓨리 모두 평생 팬일 것이라며 명경기에 감사함을 전했다. 페더급 챔피언인 볼카노프스키는 미친 경기라 표현하며 와일더에 축하를, 퓨리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전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퓨리의 링네임인 집시왕(Gypsy King)을 언급하며 야수 같다고 평했다. 명경기를 펼친 와일더에게도 부끄러울 것 없고 이런 경기를 봐서 행복하다고 SNS에 소감을 전했다.

MMA뿐만 아니라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대단한 경기였다며 둘의 3차전을 극찬했다. 그 와중에 복싱 생태계 교란종 제이크 폴은 타이슨 퓨리가 자신과 싸울 기회를 얻었다며 특유의 기믹을 펼치기도 했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10.12 사진 = WBC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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