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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김민재 기자] 최근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화제다.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만나 일시에 전 세계적 파장을 일으키는 모습은 ‘뉴미디어’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뉴미디어란?

뉴미디어란 인터넷과 전자 기술의 발달로 만들어진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다. 뉴미디어는 TV, 신문 등 기존 미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진다. 실시간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 또한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고, 정보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 즉 프로슈머(Prosumer)가 될 수도 있다. 인터넷 뉴스, SNS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 동영상 플랫폼도 모두 뉴미디어의 일종이다.



뉴미디어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미디어 플랫폼인 ‘OTT’ 이용률은 2020년 기준 66.3%로 전년대비 27.5%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이용시간 점유율은 무려 88%였다.

너도 나도 뉴미디어로

변화의 흐름에 맞춰 스포츠 뉴미디어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해외 디지털 영상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스트리밍을 통해 스포츠를 시청한 인원은 41% 늘었고 TV 시청 비율은 9% 하락했다.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이 2020년 181억 달러에서 2028년 87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결과도 있다.

MLB의 경우, 올해 전반기에 MLB TV와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경기를 본 사람들의 체류 시간은 총 60억 분이었다. 이는 작년 대비 67% 늘어난 수치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스포츠 조직인 IOC와 FIFA도 적극적으로 뉴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IOC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특정 국가의 메달 경기 모음, 특정 선수 하이라이트 등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FIFA는 작년 3월부터 ‘WorldCup_At_Home’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월드컵 경기들의 풀영상과 하이라이트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예전 경기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욕구와, FIFA의 뉴미디어 시장 개척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일어날 수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바뀌고 있다

스포츠가 뉴미디어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뉴미디어의 등장은 사람들의 취미⋅여가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 폭이 크다. 뉴미디어의 영향력은 커지고,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1020대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유튜브를 이용하는 반면, 지상파 TV 이탈 비율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LCK

여기에 e스포츠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젊은 세대를 열광케 하고 있다. 플레이가 역동적이고, 소요 시간이 짧다는 점은 이미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니즈에 딱 들어맞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리그인 LCK는 최근 3년 동안의 신규 팬 중 절반 이상이 10대였다. 올해 LCK의 서머 시즌 결승전은 168만 명의 평균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더구나 e스포츠는 뉴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종목이다. LCK는 네이버 e스포츠, 아프리카TV, 트위치TV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중계된다. TV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아프리카TV의 e스포츠 전문 채널뿐이다. 해외 중계 역시 각 나라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또한, 많은 선수가 인터넷 개인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구단도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반면, 기성 스포츠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올해 3월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KBO리그 관심도는 34%로 최근 7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의 관심도는 26%로 2013년 44%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마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팬층의 고령화를 걱정하고 있다. MLB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미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높다. 2004년에 46세, 2015년에는 53세였는데 해가 지나는 만큼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페레즈 회장은 “젊은 세대에서 축구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축구도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붙잡아라

MLB와 달리 젊은 팬층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NBA는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NBA는 2016년 NBA Playmakers를 런칭했다. NBA Playmakers는 일반 크리에이터에게 경기 영상을 제공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낸다. 그들이 만든 콘텐츠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여러 플랫폼에 노출되며 젊은 세대를 공략한다.

NBA Playmakers와 계약된 채널 중 하나인 ‘NBA Max’. 각종 NBA 영상을 업로드하며 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도 뉴미디어 팀을 신설해 본격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공식 유튜브 채널은 각종 장면을 재미있게 재가공한 영상, 특정 선수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말한 NBA의 사례도 적용하여 경기 영상을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판매해 콘텐츠의 2차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콘텐츠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해 노출을 극대화하여 전체적인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잭팟인 줄 알았는데…

반면 프로야구 KBO리그는 흐름이 좋지 않다. 2019년, KBO는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 카카오, SK브로드밴드, KT, LG U+)과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뉴미디어 시장의 급성장 속에 5년 1,100억 원 규모의 잭팟을 냈다. 이 계약으로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 많은 이가 기대했다.

하지만 계약이 반환점을 지난 현재, 기대와는 달리 우려와 불만이 더 많은 듯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명 ‘움짤 논란’이다. 움직이는 짤방의 준말인 ‘움짤’은 짧은 분량의 GIF 파일로 인터넷 어디에서나 빠르고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팬들이 경기 장면의 일부를 ‘움짤’로 만들어 업로드하면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포털·통신 컨소시엄 측은 움짤이 저작권 위반이라며 이를 공식적으로 제지한 상태다. 팬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움짤조차 막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KBO와 포털·통신 컨소시엄은 ‘어찌 됐건 저작권 위반’이라는 얘기만 되풀이한다.

KBO 공식 유튜브 채널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유튜브 채널 현황

젊은 세대 공략 못 하는 뉴미디어 계약

‘유튜브’ 활용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강력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자연스럽게 포털·통신 컨소시엄의 견제 상대가 되었다. 당초 KBO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를 원했지만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으로 발이 묶였다. 그 결과, 현재 KBO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16,000여 명, 동영상은 530개에 불과하다. 국내 프로 스포츠 유튜브 채널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즉, 젊은 세대 공략을 목표로 맺은 뉴미디어 중계권은 역설적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중계권 계약은 오히려 유튜브, 움짤 등 젊은 세대가 가장 많이 접하는 플랫폼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맺은 계약이 오히려 족쇄가 되어 돌아오는 형국이다.

과연 이번에는?

KBO도 이런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지난 9월에 ‘다양한 콘텐츠 제작, 새로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정책’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각종 영상 플랫폼에 업로드하며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메타버스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일명 ‘움짤 논란’ 등 뉴미디어 부문에서 각종 홍역을 치르고 있는 KBO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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