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영재 기자] 지난 9월 1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227명으로 이번 시즌 가장 적은 수치였다. 올해만으로 한정 짓지 않아도 역대 최소 관중 20위 권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물론 1위와 10위의 긴장감 떨어졌고, 비 예보까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관중 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국내 최고 인기의 프로스포츠 관중 수라기엔 너무 적은 수치다. 이는 단적인 예시일 뿐 현재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KBO리그는 위기다.

지난 7월, 몇몇 구단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호텔에서 술을 마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다른 선수 및 관계자들까지 격리 대상이 됐고 추가 확진자가 나오며 리그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 중에는 당장 몇 주 뒤 2020 도쿄올림픽에 대표팀으로 뛰게 될 선수들도 있었다. NC 다이노스의 박민우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현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곧바로 대표팀 하차를 결정했고 대체 선수가 그들을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전반적으로 야구계 분위기가 뒤숭숭해졌고 이는 올림픽까지 이어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에 야구가 부활했다. 베이징에서 한국 대표팀은 9전 전승의 놀라운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의 활약은 곧 프로야구의 인기로 이어지며 2010년대 초반까지 KBO리그의 황금기가 열리게 된다. 당시 활약상을 보고 야구에 입문한 선수들을 일명 ‘베이징 키즈’라 일컫는데, 이번 올림픽에 대표팀으로 뛰었던 이정후, 강백호, 원태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가대표팀은 ‘베이징 키즈’에 이어 ‘도쿄 키즈’를 양성하자는 각오로 대회를 시작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처참했다. 한국은 6개의 국가 중 4위를 기록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올림픽의 의의가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과정도 좋지 못했다. 3, 4위 전에서 강백호가 덕아웃에서 껌을 씹는 장면이 태도 논란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의 여론은 싸늘했다. 몇 차례 사건·사고와 올림픽에서의 부진 이후 프로야구의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원인이 고작 이것뿐일까?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올림픽에서의 부진,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 송우현의 음주운전까지 단기간에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지금의 차가운 반응은 단순히 이 때문이 아니다. 팬들의 불만은 아주 오래전부터 누적되어 왔다. 그리고 야구는 꾸준히 위기였다.

 

사진= 대한체육회 제공

프로야구의 황금기
2000년대 초반 프로야구는 암흑기에 빠져 있었다. 평균 관중은 4~5,000명에 불과했고 2006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제2회 WBC 준우승까지 한국 야구는 세계무대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때 활약한 선수들이 스타로 떠오르며 프로야구는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류현진, 김광현, 이대호, 정근우 등 걸출한 스타들이 탄생했다. 여기에 프로야구의 치열한 순위 경쟁 구도 역시 한몫했다. 당시 ‘야신’ 김성근 감독을 필두로 한 SK 와이번스의 선전, 김경문 감독의 두산 베어스, 선동열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까지 감독의 이름값만 보더라도 대단하다. 여기에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며 만년 하위권이던 롯데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당시 롯데는 홈 평균 관중 20,000명 이상을 유지하며 KBO리그 최고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SK가 항상 선두 싸움을 하고 그 밑으로 두산, 삼성, KIA, 롯데와 같은 팀들이 가을야구 싸움을 하며 치열한 형국을 보였다. 야구장은 경기를 관람하는 동시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야구장을 찾는 인원이 점점 늘어났고 프로야구의 황금기가 이어졌다.

위기는 오래전부터…
KBO리그 인기의 하락세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2년을 최고점으로 프로야구의 인기는 점차 누그러지는 추세다. 9, 10구단 창단으로 경기 수가 늘어나며 총 관중 수는 증가했으나 평균 관중 수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지고 있어 프로야구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표1. 2008-2019 KBO리그 연도별 관중 추이 (출처: KBO)
표2. 2013-2021 연도별 KBO리그 관심도 (출처: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위 표를 보면 그 추세가 명확히 드러난다. 2008년부터 관중 수가 매년 늘어나는 모습이다. 2009년 관중 수 종전 최고기록(1995년, 540만 명)을 넘어 590만 명을 기록했고, 2011년 680만 명, 그리고 2012년 대망의 7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때의 평균 관중 수는 13,451명으로 단연 역대 최고 수치다. 이후 2013년 제9구단 NC 다이노스, 2015년 제10구단 KT 위즈의 1군 진입으로 정규시즌 경기 수가 증가한다(2008: 519경기, 2009-2012: 532경기, 2013-2014: 576경기, 2015-현재: 720경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총 관중 수가 상승하며 2017년 840만 명으로 최고치를 찍는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총 관중 수마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2020년, 2021년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제대로 관중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또한 문제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매 시즌 개막 전 조사한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 조사’를 참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인 프로야구 관심도는 2014년을 최고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젊은 층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0대의 관심도 역시 하락세지만 전체 성인 평균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는 반면, 20대의 관심도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요즘 기업에서는 일명 ‘MZ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이 분주한데, KBO리그는 그중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의 이탈이 크다.

젊은 층의 이탈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7년 Sports Business Journal을 통해 조사된 미국 스포츠 종목별 TV 시청자 조사에 따르면 메이저리그(MLB)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7세였다. 이는 2006년 조사보다 4살 증가한 수치였고 미국 4대 메이저스포츠 중 최고령에 해당됐다(NFL: 50세, NHL: 49세, NBA: 42세). 17세 이하 젊은 시청층의 시청 비율은 7%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4대 스포츠 중 최저치고 2006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MLB보다 고령층의 종목은 골프, 승마, NASCAR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가 더더욱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2편에서 계속…

 

이영재 기자(youngjae@siri.or.kr)

 

Reference

한국야구위원회(KBO). (1982-2021). 연도별 관중현황. https://www.koreabaseball.com/

한국갤럽조사연구소. (2013-2021).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 – 선호 구단, 예상 우승팀, 좋아하는 선수, 관심도.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191

Sports Business Journal. (2017). Going gray: Sports TV viewers skew older. https://www.sportsbusinessjournal.com/Journal/Issues/2017/06/05/Research-and-Ratings/Viewership-trends.aspx?ana=register_free_form_2_filled

한국프로스포츠협회(KPSA). (2020). 2019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http://data.prosports.or.kr/resources/upload/board/m01/20201207/f885aa4b-d2bc-423a-894c-879cbe9f5ba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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