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박명우 기자]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매탄소년단, 수원삼성블루윙즈 유스 매탄 중, 고등학교의 유소년 육성 철학과 비법을 파헤쳐 홍창영 유소년 육성 부장과의 이야기 두 번째 편을 전달한다.

 

Q. 매탄중, 매탄 고등학교를 거친 선수들 중 스카우트하기 위해 가장 노력한 선수가 누군인지.

-스카우트은 저희 전담 스카우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전권을 다 위임합니다. 그래야 그 친구(스카우터)도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니까요. 100% 믿어주고, 스카우터가 평가한 선수는 대부분 다 수용하고 영입을 하거든요.

근데 과거에 영입 과정에서 다른 팀하고 경쟁이 붙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총출동해야 된다고 할까요? (웃음)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흔한 상황은 아닌데, 정상빈 선수는 전 구단이 다 경쟁했기 때문에 그때 저 외에도 스카우터, 고등학교 감독, 중학교 감독까지 총출동해서 정상빈 선수의 아버님을 설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Q. 그럼 반대로 아쉽게 영입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지

-있어요. 지금 강원에서 뛰고 있죠. 김대원 선수에요. 숭실중학교 3학년 때 저희 매탄고로 오는 것으로 구두합의까지 거의 끝났어요. 근데 보인 고등학교에서 데려갔죠. 데려간 이유가 뭐냐면, 외국 보내주겠다고 설득한 거죠. 선수가 외국에 가고 싶은 것은 누구나 꿈으로 여기니까요. 저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거든요. 섣부르게 외국 가서 도전하다가 실패하는 것보다는 여기서 하나 둘 채워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제가 축구단에 있으면서 유럽에 갈 기회도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스페인에 유소년 선수들이 엄청 많이 와있어요. 그곳에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요. 심지어는 4부, 5부 리그에도 있어요. 이강인 선수 제외하고는 그렇게 많은 선수들 중 성공한 선수가 많이 없잖아요. 문제가 뭐냐 하면,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사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부모 슬하에서 보호받고 케어 받으면서 성장하는 것하고 혼자 떨어져서 성장하는 것 하고 천지 차이잖아요. 하물며 외국 가서,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그게 가능하다?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진짜 웬만한 멘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힘들어요. 그런 선수들이 그렇게 많은데, 나중에 보면 대부분 국내에 돌아와요. 돌아와서 운동 그만두는 선수들이 또 대부분이에요. 저는 그런 선수들을 너무 많이 봤고 여기서 하나 둘 채워서 가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외 진출을 수용할 수 없었어요.

보인에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외국 보내주겠다고 하니까 선수가 갔던 것 같아요. 사실 아깝게 생각해요. 저희 시스템에서 잘 성장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Q. 보통 선수의 기량 위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생활과 엮인 정신적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말인지.

-저희는 무조건 여기서 성장해서 프로 가서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롤 모델이 있잖아요. 저희 권창훈 선수요. 여기서 잘해서 국가대표도 되고 해외 진출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유소년 멘탈 교육을 도맡고 있는데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선수들이 연령별로 다 생각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제가 유심히 보다 보면 중학생들하고 고등학생하고 고민도 다르고 생각하는 수준도 다 달라요. 경기에 나가는 11명의 선수가 있는데 저는 항상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있아요.

사실 프로팀만 따지고 보더라도 저희가 한 40여 명 정도 있거든요. 그럼 선발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끊임없이 노력을 하면서 감독의 선택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근데 그 기다림이라는 게 엄청 힘들고 고된 과정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유소년 단계부터 훈련이 안 되어 있으면 금방 포기하는 선수들이 나온다는 거죠. 제가 프로팀 지원 업무도 하면서 본 것은,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도 있는 반면에 음지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선수들도 진짜 많거든요. 그 선수들이 겪어야 할 정신적인 고통이 어마어마해요. 멘탈적으로 강하지 않으면 그걸 못 견딘다는 거예요. 저는 저희 지도자들에게도 이야기하는 게, 선수가 멘탈이 좋아야 프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는 거예요. 기술적으로 가르치는 거는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덧붙여서 멘탈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로 선수들한테 요구하는 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나한테 온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됩니다. 우리 유소년 선수가 중학교는 45명 고등학교는 40명 정도 있는데 이 선수들도 마찬가지예요. 고학년이라고 다 경기 뛰는 게 아닙니다. 고학년이라도 컨디션 안 좋으면 경기 못 나가고, 저학년이라고 하더라도 열심히 하고 컨디션 좋으면 고학년 경기 내보내요. 이게 저희 유스팀의 경쟁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선수는 이 경쟁을 즐길 줄 알아야 되고, 나한테 기회가 왔을 때 감사할 줄 알아야 돼요. 나한테 기화가 왔는데 이걸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 나중에 기회가 안 왔을 때 불평을 하거든요. 그러면 그 선수가 성장할 수 없어요. 그래서 기회에는 항상 감사할 줄 알아야 됩니다.

두 번째는 목표는 항상 높은 곳을 바라봐야 된다는 것이에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내가 이만큼 이뤘으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자꾸 도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계속 강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지금 저희 팀에 있는 구성원들은 경쟁하는 것에 있어서 두려워하는 선수가 없을 것 같아요. 방금 설명한 부분도 저희가 선수 평가할 때 다 지표가 되는 항목입니다.

그리고 저희 팀은 신입생을 뽑고 그 선수들이 3학년 되었을 때에는 그중에 반만 남겨요. 나머지는 전부 진로 지도를 하거든요. 그 선수가 잘할 수 있는 곳에 보내는데, 그 이유가 뭐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는 지금의 경쟁 시스템을 꾸준히 가져갈 생각입니다.

 

Q. 앞서 언급한 대로 안정적인 정신 상태가 뒷받침 되어야 선수로서 기량이 만개할 수 있다는 말인지.

-맞습니다. 제가 저희 축구단에 온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가거든요. 수많은 선수들을 지켜봤어요.물론 잘해서 대표팀도 되고, 외국 나가는 선수들도 있는 반면에 2군에서 1년 내내 훈련만 하고 경기도 못 들어가다가 방출되거나 다른 팀에 임대 가는 선수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그걸 30년 가까이 지켜보다 보니 저 나름대로의 데이터가 축적이 된 거죠. 그 과정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하고 출전 못하는 선수하고 차이가 무엇일지 처음에 축구단에 왔을 당시 되게 궁금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데이터가 축적이 되다 보니 어느 정도는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즉, 경기 출전하는 선수와 출전 못하는 선수의 차이는 멘탈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Q. 현재 매탄 고등학교 선수 중 가장 모범적인 태도를 가진 선수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선수의 마음가짐과 행동은 어떤 모습인지.

-지금 주장을 맡고 있는 구민서 선수에요. 그 선수는 사실 저희 팀에 영입할 때 스토리가 있어요.저희가 신입생 스카우트를 할 때 예를 들어 내년 신입생이면 보통 5월 안에 스카우트 대상자가 선정이 돼요. 근데 그 친구는 중학교 2학년 때 십자인대 수술을 해서 3학년 전반기 리그까지 1년 정도를 쉬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 눈에 띄지 않아서 스카우트 리스트에 없었는데 후반기 5월 말쯤이 되어서 저희와 연습경기를 했죠. 그러다가 경기 중에 눈에 띄어서 스카우트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 친구가 수술 때문에 1년 전체를 쉬다 보니까 1년을 유급했어요. 그래서 한 해 어린 친구들과 경기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영입을 했죠.

근데 입학하자마자 1학년 때 고학년 경기에 들어가서 바로 그 경기 결승골을 넣고 또 다쳤어요. 사실 축구선수가 십자인대 수술을 하게 되면 엄청 고통스러운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하거든요. 근데 그걸 두 번이나 겪고도 다시 회복해서 묵묵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를 보면서 진짜 강한 멘탈의 소유자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 실제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 친구가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게 좋다고 말해요. 예를 들어 지도자가 지적을 하면 그 부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반복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되게 좋다고 해요. 그런 장점들이 아마 지금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에 왕중왕전에서 저희 매탄고가 아쉽게 준우승을 했지만 구민서 선수가 득점왕을 받는 모습을 보여줘서 저희가 되게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모범적인 태도와 받아들이는 자세가 훌륭했고, 부상 때문에 선수로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사실 그때 당시 말이 많았어요. 중학교 학생이 십자인대 수술을 하다 보니까요. 고등학교에 와서 과연 선수로 성장을 할까라는 의문도 많았고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의지를 보고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영입했죠.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Q. 유소년 육성부장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지.

-그건 뭐니 뭐니 해도 유스 출신 선수가 프로경기 뛰는 모습을 볼 때 제일 보람차죠. 그리고 골까지 넣으면 금상첨화고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제일 기뻤을 때가 울산하고 경기할 때 저희 강현묵 선수가 상대의 패스를 끊고 정상빈 선수와 공을 주고받으면서 역습을 진행한 후에 정상빈 선수가 다이빙 헤딩으로 득점한 순간이에요.

 

Q. 반대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언제인지.

-저희 유스팀이 운영을 해오면서 좋은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지금 제일 역점을 두는게 부모님들과의 문제거든요. 부모 입장이라는 게 다 똑같아요. 자식 일에는 객관적일 수가 없어요. 모든 부모가 다 그래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서 선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게 뭐냐면 부모님들은 내 자식 밖에 안 보이는 거죠. 동일한 잣대로 선수를 봐야 하는데 내 아이만 중요하고 다른 아이는 생각 안 하다 보니까 부모님들 사이의 시기 질투 같은 것이 있어요. 지도자들은 그래도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선수를 바라보고 평가하고 경기에 출전시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저 선수는 경기에 나가는데 왜 우리 아이는 못 나가냐”라는 식으로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이죠. 좀 더 현명한 부모라고 하면 우리 아이가 왜 경기에 못 나갈까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저 선수는 왜 경기에 나가지? 감독에게 잘 보인 게 있나?”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생각은 종이 한 장 차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엉뚱한 곳으로 이어지는 거죠. 팀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에요. 종종 대회 중에 아이가 경기를 못 뛰니까 숙소에서 선수 데리고 그냥 집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렇게 해서 나간 선수들 중 성공한 선수가 없습니다. 결국에 그건 모두 부모의 판단이라는 말이죠. 부모님이 못 견뎌서 애를 데리고 나가는 것이고 선수 스스로가 나가겠다고 마음먹고 본인 의지만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에요.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죠. 여기(수원 삼성 유스) 있었으면 좀 더 잘 됐을 텐데 하는 선수들이 그렇게 못 된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박명우 기자(mfac31@daum.net)

[21.10.05 사진 = 박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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