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774명과 16,731명. 어떤 의미의 숫자일까?

774명은 지난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를 보기 위해 입장한 관중 수이다. 그리고 16,731명은 고척 스카이돔에 입장할 수 있는 수용 관중 수이다. 12일 경기는 고척 스카이돔 전체 좌석의 5%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 경기의 관중 수가 1,000명보다 적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심지어 관중을 100% 수용할 수 있는 현재 거리두기 정책에 비추어 봤을 때, 이는 심각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키움과 NC의 12일 경기만 관중 수가 적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었다. KBO에 따르면 4월 2일부터 4월 12일까지의 10개 구장 평균 관중 수는 7,693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코로나19 범유행 이전 2019시즌의 평균 관중 수 10,119명의 76%밖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은 코로나 블루로 인한 보복 소비 현상 때문에 2019시즌에 비해 관중 수가 소폭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런 예상과는 달리 KBO리그는 4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인 해에 관중을 제대로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는 것일까?

 

잠실야구장 전경. // 사진 출처=서울특별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사이트
  • 모순적인 육성 응원 금지 정책

육성 응원 금지 정책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은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였다.

이 경기부터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처음으로 관중을 100% 수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12,422명이라는 많은 수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초반에는 양 팀 응원단 모두 클래퍼(박수소리를 내는 도구)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며 육성 응원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시간이 지나자 팬들의 육성 응원이 터져 나왔다.

경기 후반부 각 팀의 주요 응원곡이 나오자 떼창이 나왔고, 안타 응원뿐만 아니라 중요한 상황에서 터지는 함성은 당연지사였다. 육성 응원이 커지자 장내 안내방송으로 육성 응원 자제를 꾸준히 요청하긴 했지만, 팬들과 응원단의 열기는 막기 어려웠다.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첫 관중 100% 수용 경기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이 경기에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황희 장관이 직접 참석한 경기에서 원칙적으로는 금지된 육성 응원이 지속해서 나오자, 결국 1차전 다음날인 11월 2일에 정부 방역 당국에서 이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후 KBO는 정부의 시정조치를 받아들여 홈런 및 적시타 상황에서 응원가를 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고, 육성 응원이 지속될 시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 조치에 많은 야구팬은 식당 등 다른 다중시설의 방역 정책과 비교하면서 형평성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경기장 내 취식은 가능한데 육성 응원은 불가능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컸다.

심지어 고척 스카이돔은 돔 형태로 만들어진 실내시설이기 때문에 다른 구장과 달리 구장 내 취식도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 정책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경기장 내 취식은 가능한데 육성 응원은 불가능하다는 이런 정부의 모순적인 방역 정책이 야구장으로 가는 팬들의 발길을 돌려놓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 중계 마지막에 등장하는 저작권 관련 경고문. // 사진 출처=KBO
  • 프로야구 영상, 움짤 금지 – 저작권법 위반 제재 강화

모든 야구 경기 영상에는 저작권자가 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19년 이전에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팬들이 경기를 보고 감상을 남기기 위해 올리는 짧은 영상이나 움짤에는 형식상의 경고문만 존재했을 뿐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제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미디어에 대한 저작을 취득하게 되면서 프로야구 영상이나 움짤을 게시하는 것에 대한 제재를 가하게 되었다.

2021년 기준 KBO리그와 저작권 관련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은 네이버, 카카오, 웨이브, LG유플러스, 그리고 KT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저작권인 경기 중계 영상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팬들이 올린 영상과 움짤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 여부와 관계 없이 단속 대상이다. 당연히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1. 일부 플레이만 편집해서 움짤로 게시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2. 선수의 플레이를 스케치로 본따 선으로 그려서 보여준다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3. 원본 영상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게시한다면 법에 위반받지 않을것이다.

대답은 ‘아니다’이다. 이 3가지 경우 모두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

프로야구의 주 소비층이 되어야 하는 소비자층은 20·30세대와 20·30세대가 될 10대들이다. 이들이 현재 향유하는 트렌드는 틱톡과 인스타 릴스(Reels)를 위시한 숏폼(Short-Form) 영상 플랫폼이다. 하지만 다른 프로 스포츠와 달리 KBO리그는 짧은 경기 영상이나 움짤을 합법적으로 게시할 수 없다.

결국 KBO리그는 주 소비층을 끌어모아야 함에도, 그들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여전히 KBO리그가 기대할 만한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오는 18일 부터 해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단계적 일상 회복)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단계적 일상 회복)가 약 2년 1개월 만에 해제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열린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다중 스포츠 시설 내 육성 응원 금지 정책에 대해 이전과 달리 욱성 응원 금지를 ‘권고’ 하는 수준의 정책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제 육성 응원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KBO는 “정부에서 큰 틀의 거리두기 해제를 발표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주관 부서에서 별도의 지침을 알려준다.”며 “현재 문체부의 세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입장을 드러내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인 코로나 블루로 인한 보복 소비 현상이 올여름 갑자기 커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아직은 섣부른 판단을 하기 힘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프로야구는 1982년 개막 이래로 우리나라 제 1의 프로 스포츠 자리를 굳건히 해왔다.

시즌 초 관중 동원이 저조한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KBO의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이다.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2.04.15, 사진=KBO 공식 홈페이지, 각 사진 별 출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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