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송민서 기자] 이탈리아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스 아레나1에서 벌어진 대회 금메달 결정전에서 3-0(25-18, 25-20, 25-17)으로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미국을 꺾고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여자 배구 챔피언이 됐다.
그간 이탈리아는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FIVB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하며 여자 배구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라있었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올림픽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인 것뿐만 아니라 올림픽에서는 4강조차 오른 적 없었다. 하지만 올해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을 차지하며 메달 불씨를 키우더니 올림픽 7번째 시도 끝에 미국을 꺾고 그토록 기다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FIVE 세계랭킹 1위인 이탈리아는 대회 내내 뛰어난 성적을 이어갔다. 이번 결승에서는 특히 에고누의 맹타가 미국을 무너뜨렸다. 에고누는 양 팀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동시에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실라와 보세티가 각 10, 9점으로 뒤를 받치며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1세트 초반 에고누 날카로운 공격이 쏟아지면서 이탈리아가 크게 앞서갔다. 에고누는 강타와 연타를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이에 미국의 스키너와 드류스가 함께 공격하며 에고누를 쫓아갔지만, 이탈리아의 보세티와 실라 공격력까지 살아나며 이탈리아가 12-6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도 플러머가 흐름을 뒤집는 회심의 한 방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는 반전 되었고 차근차근 쌓아가는 미국의 공격으로 양 팀 간격이 좁혀졌다. 하지만 경기 중간 투입된 이탈리아의 안트로포바는 자신에게 찾아온 오픈 찬스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미국의 기세를 눌렀다. 마지막까지 한 번도 주도권을 잃지 않은 이탈리아는 순조롭게 1세트를 따냈다.
같은 수에 당할 수 없던 미국은 2세트 시작과 동시에 폴터의 득점이 나오며 반격을 예고했다. 라슨, 오그보구도 점수를 보태며 미국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반면 1세트에서 활약하던 에고누가 미국의 집중 수비에 좀처럼 힘을 못쓰면서 이탈리아는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철벽 수비를 당하고 있는 에고누 대신 실라가 나섰다. 실라는 혼자 공격을 이끌며 오픈 공격으로 5-4 역전포를 터뜨렸고, 이후 계속해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와 함께 파르도 중앙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에 에고누에 집중되어 있던 미국의 블로킹이 분산되며 에고누도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연속적인 이탈리아의 공격 성공으로 이탈리아가 먼저 20-16으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미국도 막판 집중력을 살려 20-24까지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집중력을 쏟아내야 할 3세트에서는 양 팀 모두 한 치 물러섬 없이 맹공을 쏟아냈다. 이탈리아는 에고누를 중점으로 하여 점수를 쌓아갔고, 미국은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활로로 점수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긴 랠리 끝에 점점 이탈리아 쪽으로 승부가 기울더니 이탈리아의 철벽 블로킹과 미국의 서브 범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불붙은 공격력이 미국을 몰아붙이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순간 미국 공격 범실로 이탈리아가 염원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16일간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1 경기장에서 펼쳐진 뛰어난 경기들이 멋지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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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서 기자(songmin924@daum.net)
[24.08.11, 사진= Valleyball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