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컬링을 향한 진심이 팀을 하나로 만들다’
“후회없이 컬링을 하고 싶어요.” 컬링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정재희의 답변이다. 전북도청 컬링팀은 모두 2000년대생으로 구성된 젊은 팀이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빙판 위에서는 항상 냉철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링크를 벗어난 순간 그들은 웃음 가득한 20대 초반의 소녀들이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분위기가 좋았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지난 주니어 세계선수권 B에서 우승하며, 이들의 이름은 단숨에 스포츠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특히 명실상부 국내 최강이라 불리는 경기도청과 강릉시청을 연달아 꺾으며 그들의 저력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이 팀이 하나로 뭉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서로의 속도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빙판 위에서 서로의 작은 눈빛만으로도 뜻을 읽고, 동료의 한숨 소리만 들어도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아는 팀으로 발전했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한 것이다.
이번 특집 기사의 주제는 ‘찬란히 빛난 도전의 외침’이다. 이 시리즈는 수많은 훈련과 경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해 온 전북도청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들의 빙판 위의 시간은 얼음 위에 새겨진 기록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을 울림이 되어 가고 있다.
“지금은 합도 잘 맞고, 시너지도 최고예요(웃음).” 스킵 강보배가 전하는 팀에 대한 소개다. 사실, 그들은 비슷한 나이대지만 서로 다른 학교와 팀에서 컬링을 해오다가 한 팀으로 뭉쳤다. 처음에는 다른 환경과 스타일 탓에 호흡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오히려 그들이 더 단단해지는 밑거름이 되었다. “모두 컬링을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 더 배려하고 맞춰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강보배의 말처럼,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단 하나, 컬링을 향한 진심이었다. 이 진심은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는 데 큰 힘이 됐다.
현재의 성과에 대해 묻자 강보배는 말했다. “지금은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한 한 단계일 뿐이에요.” 그 말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B 우승, 투어대회 승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팀을 상대로 한 쾌거까지 짧은 시간 동안 이뤄낸 이 모든 업적은 분명 자부심을 느끼게 할 법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멈추지 않았다.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전과 훈련이 필요해요.” 세컨 심유정도 같은 결의로 말했다. “바쁠수록 더 열심히 달릴 거예요.” 그들에게 ‘바쁨’은 힘겨운 것이 아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었다. 꿈을 위해 쉼 없이 나아가는 전북도청 컬링팀은 오늘도 새로운 빙판 위에서 자신들을 시험하며, 또 한 번의 성장과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경기를 하나씩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어진 질문에 모든 선수들의 답변이 하나로 일치했다. 바로 ‘2024 유니버시아드 대회 선발전 우승’이었다. 2024년, 그들은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해 그들의 가장 큰 목표는 단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세계 대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꿈을 펼치는 무대다. 즉, ‘대학생들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올림픽을 꿈꾸는 전북도청에게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꿈을 향한 첫 걸음이자 증명이었다.
얼터 정재희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한 경기만 이기면 전승 우승이었기에 더욱 간절했고, 모두가 진심을 다해 이뤄낸 결과예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을 때 선수들의 목소리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간절했고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1부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모인 선수들, 컬링이라는 공통점으로 합을 맞춰간 이야기였다. 이어 2부에서는 지난해 그들의 경기들을 다시 되새겨 볼 것이다. 유니버시아드 선발전과 주니어 세계선수권B 대회에서 라트비아와의 결승전 이어 DEKALB SUPERSPLEL과 회장배 대회 이야기를 살펴볼 것이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025.01.13, 사진 = 스위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