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집중과 끈기로 만든 반전의 드라마’

 

전북도청 선수들은 지난해 승리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들은 주니어 세계선수권B에서 우승하며 국내 컬링 관계자들과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결승 상대는 예선에서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라트비아였다. 예선에서의 패배는 그들에게 더 큰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리드 김민서는 말했다. “유일하게 진 라트비아와의 경기라 긴장했어요. 하지만 상대팀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그들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자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들이 강심장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군가에게 패배는 쓰라린 상처로 남지만, 그들에게 패배는 단지 배움과 성장의 경험이었다. 예선 경기를 통해 라트비아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한 전북도청 선수들은 그들의 패턴을 꿰뚫고 경기를 풀어갔다. 그 전략은 승리로 향하는 지름길이 됐다.

그들은 자신감만으로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었다. 강보배는 말했다. “왠지 모르게 이길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투어 대회에서 우승 직후라 부담도 됐죠.” 부담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전북도청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로써 그들은 A대회 출전권도 따내며 금의환향할 수 있었다.

마지막 샷을 할 때의 긴장감과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다른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마지막 스톤이 던져지는 순간 모든 현장에 있던 모두는 숨을 죽였다. 빙판에는 전북도청 선수들의 콜이 더욱 크게 들렸고 그 콜에서 그들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 짧은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질 만큼 최고의 샷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계선수권 전, 선수들이 언급한 투어대회는 ‘2024 DEKALB SUPERSPLEL’이다. 해당 경기는 팀킴, 즉 강릉시청과의 경기였다. 그렇기에 컬링팬들은 이 경기에 주목했고 대부분 강릉시청이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반전의 드라마를 쓴 전북도청은 승리와 함께 우승했다. “승리보다는 그냥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김민서의 말이다. 긴장과 부담이 아닌 ‘집중’을 택한 전북도청은 ‘후회없이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승리했다고 한다. 이 대회는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전세계도 놀라게 했다. 이 경기를 본 캐나다 컬링 관계자들과 타국가의 관계자들에게 전북도청이 어떤 팀인지 확실히 각인을 시켰다.

회장배 대회에서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청에게도 승리를 따내며 우승했다. “상대가 누구든 우리의 플레이만 보여주자고 생각하면 밀리지 않을 거라고 감독님이 말씀해주셨어요.” 권영일 감독은 전북도청 선수들에게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훈련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경기 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때, 그는 항상 따뜻한 조언과 격려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매 경기 전 따뜻한 말을 듣고 플레이 하는 선수들은 긴장을 덜 하게 된다고 한다. 회장배에서는 그의 말이 딱 맞았다. 경기 내내 리드를 당하거나 밀린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온전히 그들에게만 집중했기에 우승을 했다고 전했다. 그들의 집중력과 팀워크가 우승으로 이끌었다. 빙판 위에 새겨진 우승은 믿음과 노력의 결정체였고, 그들은 그 믿음과 노력을 증명했다.

그들의 이름이 아닌 얼굴까지 알린 대회는 바로 ‘2024-2025 컬링 슈퍼리그’이다. 국내 대회는 중계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리그는 방송사를 통해 중계됐고, 선수들의 얼굴을 전국에 알릴 수 있었다. 그들은 스톤을 던지는 순간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강한 정신력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 화려한 무대 뒤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세계선수권 직후에 이루어진 리그였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비행기 결항으로 인해 시차 적응도 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고, 몸도 정신도 온전치 않았어요.” 강보배와 김지수, 김민서 모두 슈퍼리그에 대한 질문에 첫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패배를 핑계로 삼지 않았다. 경기 후에도 서로를 탓하지 않고, 힘든 상황을 웃음으로 이겨내며 다시 일어섰다.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 잘 먹고 잘 잤어요(웃음)”라며 그들은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단순한 긍정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작은 일상 속 루틴을 지키며 자신들을 다잡았고, 이후 이어진 두 번의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긍정의 힘’이 어떤 것인지 증명해 보였다.

2부에서는 그들의 집중과 끈기가 만들어낸 결과들을 살펴봤다. 그들이 매 대회에 얼마나 진심인지, 이어 컬링에 대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전북도청 선수들의 신념과 컬링에 대한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둔 각오와 올림픽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결의로 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025.01.13, 사진 = 스위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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