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강원도청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시대’

 

4인조 스킵인 박종덕은, 배우자이자 서울시청 플레잉 코치인 안진희와 함께 믹스더블에도 도전했다. 컬링 선수를 하다가 본인과 결혼을 하며 선수 생활을 그만뒀기 때문에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는, 안진희와 함께 팀을 이루어 대회에 출전했다. “처음이 아내면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 한 마디로 그가 믹스더블에 도전한 이유가 정리됐다.

당시 서울에는 믹스더블 출전권이 하나가 남아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던 안진희는 그에게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박종덕은 고민하지 않고 제안을 수락했다. “잊지 못할 추억이고, 부부의 시너지가 확실이 있더라고요(웃음),”라며 재미있던 도전이라 덧붙였다. 그리고 기회를 준 서울시청 양재봉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밝혔다.

믹스더블의 특수성을 매력적이게 바라본 그이다. 4인조에 비해 투구할 수 있는 스톤이 적기에 할 수 있는 작전도 적고 짜인 틀에서 경기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 믹스더블의 특징이다. 4인조보다 정해진 형식이 중요하고 스톤 하나 하나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을 마무리 지었다.

 

“이제 컬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담담한 목소리로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 말한 박종덕이다. 2026년에 예정되어 있는 올림픽이 본인에게는 최고로 중요한 순간이라 설명한다. “무조건 국가대표 자리를 탈환해야 해요.” 어쩌면 그에게 마지막 순간이 될 수도 있기에 이번 한국선수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평창 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이 출전을 하긴 했지만 개최국 자격이었다. 그는 이를 넘어, 자력으로 티켓을 따고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하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렇기에 더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그들의 근황을 내비쳤다.

든든한 서드 정영석과 세컨 오승훈 그리고 얼터 성지훈은 둘도 없는 친구이다. 그리고 리드 이기복과 얼터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로, 컬링 인생에 항상 함께 해온 동반자이다. 여기에 베테랑 박종덕까지. 강원도청은 현재 최강팀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올림픽’이란 꿈을 가지고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라 설명했다.

 

후배 선수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포기하지 말고 즐기면서 오래하라. 버텨라. 오래만 하라.’ 이것이 그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 남자 컬링 실업팀은 많지 않다. 강원도청과 경북체육회, 서울시청 마지막으로 의성군청까지 단 네 곳 밖에 없다. “간절한 사람은 눈에 보여요,”라며 간절한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임을 분명하기에 끝까지 컬링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이다.

 

동기에 그의 야망도 드러냈다. 그는 은퇴를 하면, 지도자로서 후배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후배건 간에 제가 지도자로 나서서 한국 남자 컬링을 이끌고 싶어요. 한국 남자 컬링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이것이 그의 최종 목표이다. 그는 선수로 이루지 못한다면 지도자로 나서서라도 이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수준을 반드시 올릴 것이에요.” 그의 목소리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선수를 하면서 적어온 본인의 데이터와 경험들을 활용하고 싶다고 한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이를 전달하고 가르쳐주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그의 목표는 구체화되어 있다. 이미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자팀이 아닌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있는 남자팀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후배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그는 본인의 모든 것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을 마무리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그가 얼마나 한국 컬링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어 한국 컬링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오랜 시간 컬링을 해온 그는 이것이 항상 본인에게 과제로 다가왔다고 덧붙인다.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세계 대회에 나가면 북아메리카와 유럽 국가들에게 항상 진다. 따라서 해외 전지 훈련도 나가고 그들과 훈련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필요한 점은 ‘경험’이다. 많은 대회를 더불어, 기본기를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어느 아이스를 만나든 상대보다 빠르게 아이스 리딩을 마쳐야 이길 수 있다. 본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에 훈련 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고 경기에 들어가게 되면 온 신경을 동원하여 아이스를 판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무리 컬링을 사랑하고 오래 해왔다고 하더라도 쉴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는 컬링을 하지 않을 때 ‘런닝’을 주로 하며 체력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어 남은 시간은 대부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박종덕이다. 그에게는 두 자녀가 있다. 일명 ‘딸바보’라 소문이 난 박종덕은 대부분의 시간을 딸과 함께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이 그에게는 힐링을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저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신사의 품격’이에요.” 이어 “드라마에 나오잖아요. 남자는 나이는 들지만 철은 들지 않는대요. 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웃음).” 나이가 들수록 20대의 본인의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박종덕이다. 나이가 들수록 철이 들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다며 살짝의 속상함을 비쳤다. 그 순간에 본 드라마가 ‘신사의 품격’이었다. 극중 배우들이 40대임에도 항상 만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절제하고 점잖은 모습만을 보이려고 하니까 가끔은 이것이 아닌 재미있고 철없게 놀고 싶을 때가 있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딸들에게도 재미없는 아빠로 남고 싶지 않아서 남은 삶을 더 즐기고 재밌게 살고 싶다고 말을 마무리 지었다.

 

박종덕은 여전히 빙판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승패가 갈리는 경기장에서 그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팀을 이끌며 최선의 샷을 던진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목표는 단순히 ‘승리’가 아니다. 그가 꿈꾸는 것은 한국 컬링의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컬링을 할 수 있도록 길을 닦는 것이다.

 

그는 한국 컬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한국 남자 컬링 선수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할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후배들에게 직접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길이 보이는 법이에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남아 있다. 2026년 올림픽을 향한 도전은 단순한 목표 그 이상이다. 강원도청 선수들과 함께, 그리고 후배 선수들과 함께 한국 컬링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그가 얼음을 가르며 던지는 한 샷 한 샷에는 20년 넘게 쌓아온 그의 노력과 열정이 녹아 있다. 승리와 패배를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컬링을 사랑하고, 여전히 컬링의 가능성을 믿는다.

경기가 끝난 후, 빙판 위에서 마지막 스톤이 멈출 때까지, 박종덕의 컬링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5.03.02. 사진 = 스위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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