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노은담 기자]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매각을 둘러싼 인수전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다.

포틀랜드 손스(NWSL)와 WNBA 포틀랜드 파이어의 구단주이자 NBA 새크라멘토 킹스 소수지분 보유사인 RAJ 스포츠가 판다익스프레스 창업주 앤드루(Andrew Cherng)·페기 청(Peggy Cherng) 일가의 패밀리오피스를 상대로 델라웨어 형평법원(Chancery Court)에 소송을 제기했다. RAJ는 청 (Cherng) 측이 올여름 체결된 비밀유지·독점 합의를 어기고 톰 던던이 이끄는 경쟁 컨소시엄에 합류했다며, 블레이저스 소수지분 취득을 금지하는 임시금지명령(TRO)을 요청했다. 소장은 9월 26일(현지) 공개됐다.

RAJ의 주장은 이렇다. 청 측은 당초 RAJ가 주도한 별도의 인수 컨소시엄에서 ‘2대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내부 승인을 마쳤고, 그 과정에서 RAJ가 축적한 거래 구조·전략 정보를 공유받았다. 하지만 8월 27일 회의 직후 체렝 대리인으로부터 이른바 “pencils down(진행 중단)” 통보가 온 뒤, 다음 날 그는 RAJ 측과의 통화에서 “던든 측과 논의 중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2주 뒤인 9월 12일 블레이저스 매각 ‘정식 매매계약’ 발표 때 청 일가는 던든 컨소시엄의 소수지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RAJ는 이를 “명백한 계약 위반과 사업기회 침해”로 규정했다.

이번 매각전의 승자는 NHL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 구단주 톰 던든(Tom Dundon)이 이끄는 투자그룹이다. 그는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고(故) 폴 앨런(Paul Allen)의 유산 측과 8월 약 40억 달러에 블레이저스 인수에 합의했고, 9월 12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발표된 소수지분 투자자 명단에는 패밀리 트러스트 외에 포틀랜드 투자사 컬렉티브 글로벌의 공동창업자 쉴 타일(Sheel Tyle), 블루아울캐피털 공동대표 마크 자르(Marc Zahr) 등이 포함됐다. 다만 매각 종결을 위해서는 NBA 이사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소장과 보도에 따르면 RAJ는 측과의 독점 합의에 “경쟁 제안에 합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명확한 조항이 있었고, 체렝 측이 수개월간 정보공유의 이익을 누린 뒤 막판에 일방적으로 이탈했다고 본다. RAJ는 법원에 측의 블레이저스 관련 모든 거래 참여를 금지하는 명령을 요청했으며,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법원에 공개된 임시금지명령 제안서는 청 측이 이미 발표된 거래를 포함해 블레이저스 관련 어떠한 합의에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처분 심리는 내달 열릴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블레이저스 매각 자체를 겨냥하지는 않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조디 앨런(Jody Allen)이 대표하는 현 소유 측과 던던, NBA·WNBA는 소송 당사자가 아니며, RAJ도 던든의 지배지분 인수 자체는 다투지 않고 있다. RAJ의 표적은 체렝 측의 ‘소수지분 참여’다.
포틀랜드 지역과의 연고성은 RAJ의 논리적 지렛대다. RAJ는 이미 손스와 파이어를 운영하는 가운데 블레이저스까지 확보할 경우 한 도시 내 세 구단의 티켓·스폰서·콘텐츠 번들링, 훈련시설·운영 레버리지, 팬 데이터 통합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강조해 왔다. 반면 던든 진영은 인수 발표 당시 “팀의 포틀랜드 잔류” 의지를 전면에 내세워 지역 여론을 다독였다.
규제 맥락도 간단치 않다. NBA 규정상 동일 리그의 복수 구단 지분 동시 보유는 금지되므로, RAJ가 블레이저스 지분을 확보하려면 현재 보유 중인 킹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RAJ가 블레이저스에 들어가려면 자금·지배구조뿐 아니라 규제 충족 시나리오까지 풀어야 하는 그림이었다.
이번 분쟁은 2025년 NBA 빅딜 흐름 속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다. 올해 초 보스턴 셀틱스가 61억 달러, 6월 LA 레이커스가 100억 달러로 각각 평가되며 구단 가치 상단이 재정의되는 가운데, 블레이저스(약 40억 달러)는 상단 대비 ‘합리적’이라는 시각과 ‘시장 재평가 국면’이라는 시각이 교차한다. 특히 체렝 측의 참여가 법원에 의해 제동될 경우 던던 컨소시엄은 투자 라인업 조정이 불가피해지고, 매각 종결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가처분 기각 시에는 본안에서 손해배상 공방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연내 종결 전망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관계의 핵심 쟁점은 ‘언제, 무엇이, 어떻게’다. 8월 22일 체렝 측 투자위원회가 RAJ 컨소시엄 참여에 ‘사인오프’했다는 RAJ 주장, 8월 27일 밤 회의 직후 도착한 “pencils down” 메시지, 8월 28일 통화에서의 ‘던든과 무관’ 진술, 9월 12일 던던 컨소시엄의 공식 발표에서 확인된 체렝의 합류—이 네 개의 타임스탬프를 둘러싼 해석이 위법성 판단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청 측이 독점 합의의 범위·기간·해지 요건을 근거로 ‘적법한 이탈’을 주장할지, RAJ가 ‘허위 진술’과 ‘계약상 의무 위반’을 입증할지가 초기 관전 포인트다.
현재로선 어느 쪽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AJ와 폴 앨런 유산 측은 논평을 거부했고, 청 패밀리 트러스트와 던던, NBA·WNBA의 질의 대응도 즉각 나오지 않았다.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임시금지명령을 인용할지 여부와 함께, 공개되지 않은 독점 합의서의 구체 조항—기간·예외·해지 권리·구제조항—이 추가로 드러나면 사건의 향배는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노은담 기자(ddaltwo9@naver.com)
[25.09.27. 사진 =Raj sports, 판다 익스프렉스, Sports Management Worldwid 공식 사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