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한국 프로야구가 거둔 최근 눈부신 재정 성장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24일 KBO는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과의 기존 2027년까지였던 계약을 10년 연장하며 총액 1,150억 원이라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동시에 TVING과의 뉴미디어 중계권료 계약 연장 체결 소식에 더해 광고, 마케팅 수익도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하며, ‘야구 산업화’라는 표현이 현실이 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이 ‘돈의 증식’이 과연 리그를 구성하는 전 선수들의 처우와 권익 향상으로 연결되고 있는지에는 큰 의문이 남는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과거 대비 오른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리그 최저 연봉 구조나 비주전급 선수들의 고용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문제의 핵심에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수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조합(노조) 즉 단체교섭권, 쟁의권, 협상력 등을 갖춘 노조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은 구단이나 리그와 협의하는 단체이긴 하지만, 노동조합법 상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강제 단체교섭이나 단체행동 같은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
문제는 수입과 지출 모두 시시각각 변한다는 점이다. 합리적인 샐러리캡 상한선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변화, 즉 노사 간 합의가 필수다. 실제로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과 선수노조는 일정 기간마다 단체협약을 맺고, 샐러리캡 상한선을 놓고 팽팽한 협상을 거친다. 협상이 결렬되면 직장폐쇄(lockout)와 밤샘 협상까지 감수하며, 이를 통해 리그 재정과 선수 보상의 균형을 제도화해왔다. 예컨대,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NBA)은 1998년과 2011년에 샐러리캡을 두고 직장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반면 KBO 리그에는 이런 제도적 안전장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샐러리캡 상한선은 리그 수익 구조나 중계권료·스폰서십 계약 규모와 무관하게, 일부 구단의 의견에 따라 정해졌다. 그 후에야 중계권료 수입이 급증했고 팬 수·티켓 수익도 다시 뛰었지만, 여전히 ‘리그 수익 ↔ 선수 지출’ 사이의 합의된 기준은 없다.
더 심각한 건, 선수 권익이 직결된 경기 내적 규정 설계 과정에서 선수협의 견제와 영향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프로스포츠의 선수노조는 단체협약(CBA)과 쟁의권을 토대로, 샐러리캡과 경기 규정 변화 모두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 균형을 맞춰왔다. 협상이 결렬되면 리그 폐쇄나 락아웃까지 감수하며 권리의 선을 지켰다. 하지만 KBO리그 선수협(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은 법적 노동조합이 아니기에, 선수 안전·보상과 직결된 ABS와 피치클락 같은 규정에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동등한 입김을 행사할 권한이 사실상 없다.
규정을 강제할 수 있는 주체는 리그와 구단 사무국뿐이고, 선수 의견을 반영할 구조적·법적 장치는 부재하다. 그 결과, 리그 산업 규모와 수익은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경기 내부 규정 변화의 균형추와 최소 보수 설계의 중심은 항상 구단과 리그 사무국에 고정돼 왔다.
결국, 산업의 파이는 커졌지만 협상의 레버는 한쪽으로 쏠려 있다. 그리고 그 빈틈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로스터의 다수이자, 가장 낮은 계약선에 서 있는 비주전 선수들이다.
결과적으로, KBO가 산업으로 성장하고 리그 외형과 수익이 커졌음에도, 그 기반이 되는 ‘인간으로서의 선수’에 대한 권리 보장과 삶의 질 개선은 제도 안에 온전히 포함되지 못했다. 리그 운영 규정이 바뀔 때마다 “구단이 먼저, 선수는 나중”이라는 구조적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다. 만약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 산업화라면, 구단과 구단주뿐 아니라 선수라는 노동 주체의 권리, 그리고 그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이 함께 성장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5.11.26, 사진 출처=KBO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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