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최근 KBO리그는 ‘타고투저’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타자들의 장타 생산력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특히 불펜을 중심으로 한 투수진 붕괴가 반복되며 경기 후반 판도가 쉽게 뒤집히는 장면이 일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팬들에게는 화끈한 타격전이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리그 전반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단순한 흐름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기 데이터를 보면 공격 지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홈런 수와 OPS(출루율+장타율)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동반 상승하며 투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불펜 투수들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경기 후반=안정’이라는 공식이 무너진 상황이다. 과거에는 필승조가 리드를 지키는 핵심 자원이었다면, 현재는 경기 종료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흐름이 자리 잡았다. 이는 경기의 극적 요소를 강화하지만, 동시에 경기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우선 투수 자원의 질적 저하가 꼽힌다. 아마추어 단계에서의 혹사 문제 개선으로 선수 보호는 강화됐지만, 반대로 완성형 투수의 배출 속도는 더뎌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여기에 리그 환경 역시 타자 친화적으로 변해왔다. 스트라이크존 운영 방식, 공인구 반발력 논쟁 등은 꾸준히 제기되어 온 변수다. 타자들은 장타 생산에 유리한 환경을 활용해 공격적인 스윙을 가져가고 있지만, 투수들은 이에 대응할 만큼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구단 운영 측면에서도 문제는 이어진다. 선발 투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불펜 과부하가 심화되고, 이는 다시 경기 후반 붕괴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특히 144경기 장기 레이스 체제에서 안정적인 불펜을 유지하기 위한 선수층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결국 일부 핵심 투수에게 부담이 집중되고, 이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타고투저’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를 지닌다. 홈런과 다득점 경기는 관중의 관심을 끌고, 중계 콘텐츠 소비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이다. 실제로 공격적인 경기 양상은 팬 유입과 체류 시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리그의 균형이 무너질 위험도 존재한다. 투수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리그는 경기의 질이 낮아질 수 있고, 이는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지금의 ‘타고투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리그 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투수 육성 시스템의 강화, 데이터 기반 피칭 전략 도입, 불펜 운영의 효율화 등 근본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동시에 리그 차원에서도 환경적 요소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격 야구의 재미와 경기력의 완성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가. KBO리그는 지금, 흥행과 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6.04.30, 사진제공 = KBO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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