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박세연 기자] 동남아시아 축구계에 신화를 남긴 박항서 감독이 67세의 나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미 성공을 거둔 베트남과 익숙한 국내 무대의 러브콜을 모두 고사하고 선택한 행선지는 태국이다.
소속사 디제이매니지먼트는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월드컵 단장으로 활동 중인 박 감독이 태국 2부 리그 칸차나부리 파워FC의 공식 사령탑으로 부임한다고 밝혔다. 2023년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3년 만의 현장 복귀다.
실제 부임 시점은 오는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박 감독은 현재 맡고 있는 한국 대표팀 월드컵 단장으로서의 책무를 마친 뒤 구단에 합류하기로 합의했다. 칸차나부리 측은 오랜 기간 공을 들이며 월드컵 일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정성을 보였다.
사실 이번 태국행은 축구계 안팎에서 예상 밖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국내 복귀설을 비롯해 친정팀인 베트남 대표팀 재취임설이 주기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국 구단들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잇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 감독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2023년 베트남을 떠날 당시 “후배 지도자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더 이상 지휘봉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후배들을 향한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무대를 택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새로운 둥지가 된 칸차나부리는 최근 태국 1부 리그에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은 박 감독에게 1년 내 재승격, 5년 내 최상위권 도약,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 명확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그의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현재 팀은 한국 대표팀 출신 이정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이끌고 있어 현지 적응에도 수월할 전망이다.
박 감독은 소속사를 통해 “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아직 아무도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길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축구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아세안 축구를 연결하는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편안한 안주 대신 가시밭길을 택한 그의 열정에 국제 스포츠계가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 축구의 패권을 뒤흔들었던 박 감독의 마법이 태국 무대에서도 통할지 시선이 집중된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박세연 기자(svovy@hufs.ac.kr)
[26.05.26, 사진 출처=디제이매니지먼트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