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부시 마케팅은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에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다 준다. 반대로 주최 측과 후원사에는 골칫거리다. 엠부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로 인해 홍보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엠부시 마케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1984년 LA올림픽에서부터였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앞서 후지필름과 공식 후원 계약을 했지만 이미지 제고 효과와 수익의 상당수는 경쟁사인 코닥이 가져갔다. 왜냐하면 코닥은 중계 방송사와 후원을 맺어 자사 로고 노출 빈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엠부시 마케팅의성공사례는 국내에도 많다. SK텔레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앰부시 마케팅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사였던 KTF(현 KT)는 ‘코리아 팀 파이팅(Korea Team Fighting)’이라는 응원 구호를 내세워 자사와 월드컵을 하나로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KTF는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에 일격을 당했다. SK텔레콤은 ‘붉은 악마가 돼라(Be The Reds)’는 슬로건을 앞세웠다. ‘스피드011’ 광고에 “4,000만이 붉은 악마가 될 때까지 SK텔레콤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와 YB(윤도현 밴드)의 곡 ‘오 필승 코리아’ 배경 음악, 태극기 장면 등을 집어넣어 ‘월드컵=붉은 악마=SK텔레콤’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SK텔레콤은 앰부시 마케팅을 통해 KTF보다 적은 비용으로 훨씬 강력한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사인 볼트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9초69의 당시 세계신기록을 세운 후 카메라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육상화를 들어 보였다. 개인 후원사 퓨마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앰부시(Ambushing•매복) 마케팅’의 일종이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상표, 광고 문구 등을 이용해 대회와 관련된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줘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주로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에서 이뤄진다. 소규모 이벤트의 경우 홍보효과가 미미해 기업들은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IOC 등 스포츠 이벤트 주최 측은 ‘얌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의 행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노력을 쏟지만 일부 기업들은 교묘히 빠져나가는 작전을 세운다. IOC라도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까지 통제하지는 못한다. 수영복, 육상화 등은 선수 측이 선택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영역에서 많은 엠부시 마케팅 활동들이 일어난다. 볼트의 세리머리로 퓨마가 부각된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앞으로의 메이저 이벤트에서 스포츠 이벤트 주최측과 기업의 엠부시 마케팅의 교묘한 싸움은 많은 팬들과 언론의 관심거리가 될 예정이다.
박재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