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불문하고 신인 드래프트장의 풍경은 빛과 어둠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부와 명예를 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다.

11일 서울 홍은동 힐튼호텔에서 2017~2018 KOVO 여자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총 40명의 고졸 예정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단 16명만이 팀의 지명을 받았다. ‘생존자’는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GS 칼텍스 배구 관계자들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따냈음에도 환호하지 않았다. 엔트리(18명)와 샐러리캡(13억 원)을 고려할 때, 무턱대고 신인선수를 지명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는 곧 20대를 앞둔 선수들에게 가혹한 관문이다.

예년 드래프트와 달리 2라운드부터 미지명이 속출했다. 1라운드(계약연봉의 200%), 2라운드(계약연봉의 150%) 지명 때 발생하는 학교지원금에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여자팀들이 부담을 느낀 것이다.

이런 실정에서도 IBK 기업은행은 정책적으로 무조건 2라운드까지 선수를 지명했다. IBK 기업은행 박봉규 부단장은 “(전력 차원을 떠나) 여자배구 학교 발전을 위해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수련선수 2명을 포함해 총 4명을 최다지명했다.

관계자들은 엔트리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련선수를 뽑지 않으면 여자배구 학교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이를 회피하는 모습에서 현재 한국여자배구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김서연기자
seoyeoni2@siri.or.kr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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