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스포츠 시계가 멈췄다. 플레이오프를 향해 정규 시즌을 진행 중이던 리그는 중단되거나 조기 종료를 선언하고 있고, 개막 준비에 한창이던 리그는 개막을 연기하고 최대한 빨리 리그 일정을 시작할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협회뿐만 아니라 프로 구단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이번 시즌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팀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공교롭게도 LA를 연고로 하는 네 팀이 모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우선, NBA 중단으로 이번 시즌 49승 14패로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며 우승 트로피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던 LA 레이커스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레이커스는 지난여름 뉴올리언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브랜든 잉그램, 론조 볼, 조쉬 하트를 내주고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했는데,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 평균 26.7득점 9.4리바운드 3.1어시스트 2.4블록슛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에 접어든 NBA의 살아있는 전설,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력도 물이 올랐다. 이번 시즌 평균 25.7득점 7.9리바운드 10.6어시스트로 레이커스의 공격을 조립하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우상이자 레이커스의 상징이었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1월 헬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코비를 위해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르브론의 마음가짐도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은커녕 플레이오프 진행도 불확실해지면서 레이커스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깊은 아쉬움에 빠져 있다. 이번 시즌이 이대로 종료되고 다음 시즌을 맞이할 경우, 1984년생인 르브론은 한국 나이로 38세가 된다. 한결같은 꾸준함을 유지하던 르브론이지만, 언제까지 세월을 거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번 시즌 종료 후 데이비스가 FA를 선언해 레이커스를 떠날 수도 있다. 물론 르브론을 존경하는 데이비스인 만큼 그 확률은 낮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

Los Angeles Clippers | Michael Tipton | Flickr

시즌 44승 20패로 서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며 레이커스의 뒤를 쫓고 있던 LA 클리퍼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를 동시에 영입해 단숨에 우승 후보 반열에 오른 클리퍼스는 정규 시즌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원정 경기에서 레너드에게 휴식을 주는 이른바 ‘로드 매니지먼트’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시즌 플랜을 실행해왔다.

만약 클리퍼스가 우승하지 못하고 이번 시즌을 마칠 경우, 클리퍼스가 맡게 될 가장 큰 난관은 핵심 벤치 멤버인 몬트레즐 해럴과의 재계약이다. 이번 시즌 6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해럴은 이번 시즌 평균 18.6득점 7.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이미 레너드와 조지를 영입하기 위해 샐러리캡의 대부분을 소진한 상황에서 몸값이 오를 대로 오른 해럴을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상황도 좋지 않다. 다저스는 지난 2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무키 베츠를 영입하며 무시무시한 타선을 완성했지만, 베츠를 단 한 경기도 못 쓰고 놓칠 위기에 처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시즌이 취소되더라도 서비스 타임을 보장받는다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베츠는 이번 시즌이 통째로 취소되더라도 FA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에인절스는 시카고 컵스의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를 풀어낸 조 매든 감독과 계약을 맺고 지난 시즌 워싱턴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FA 3루수 앤서니 렌던을 영입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경우,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의 전성기 1년도 놓치게 된다.

이형빈 기자 (Cenraven@siri.or.kr)

[2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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