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김귀혁 기자] 이제 손흥민에게 축구 도사라는 별명을 붙여줘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손흥민은 13일 새벽(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 맞대결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10-10 클럽 가입과 함께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19분 콜라시나츠의 패스 미스를 틈타 다비드 루이스를 스피드로 따돌리고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으로 동점 골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36분 코너킥 전담 키커로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알더베이럴트의 역전 골을 도왔다.

지금까지 손흥민을 상징했던 플레이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드리블과 양발 슈팅 능력이었다. 이러한 능력은 함부르크 시절 데뷔골을 넣었던 장면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러서도 손흥민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물론 이런 능력이 꾸준히 빛났던 것은 아니었다. 소위 되는 날에는 무서운 활약을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날과의 차이가 컸다. 여기에 좁은 공간에서의 세밀함과 오프더볼에서도 약점을 드러내며 토트넘 이적 후 첫 시즌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나가며 꾸준히 성장했다. 토트넘 이적 2년 차인 2016/17 시즌 개선된 오프더볼과 세밀함을 바탕으로 시즌 21골 9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다음 시즌 역시 18골 11개의 어시스트로 지난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2018/19 시즌에는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한 가운데 팀의 공격을 이끌며 에이스로 성장했다. 특히 기존 가지고 있던 장점과 더불어 수비와의 경합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고 공을 키핑하는 등 안정성까지 갖추며 윙에서 뿐만 아니라 최전방에서의 경쟁력도 보여주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고, 손흥민도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번 시즌은 팀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고군분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득점뿐만 아니라 패스 시야도 넓어지며 어시스트 수치가 늘어났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경질 이후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도 입지는 여전했으며, 수비적인 역할을 중시하는 무리뉴 감독의 성향 아래 수비 가담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손흥민이 달성해낸 리그 10골-10도움은 축구 적으로 한층 발전된 ‘만능 공격수’ 손흥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이다. 10개의 골은 기존 손흥민의 장점인 슈팅과 피니시 능력을 상징하며, 10개의 도움은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유럽 5대 리그에서 이번 시즌 손흥민과 함께 ‘10-10클럽’에 가입한 6명의 선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같은 리그의 케빈 데브라위너와 스페인 라리가의 리오넬 메시, 미켈 오야르사발, 그리고 분데스리가의 제이든 산초와 세르주 나브리, 알라산 플레까지 모두 축구 보는 눈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선수들이다.

특히 손흥민은 위에 선수들과 달리 팀이 부진한 가운데 일궈낸 성과라 더욱 빛난다. 팔이 골절되고,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되며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고, 기초 군사훈련까지 해내는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발전했다.

매 시즌 한계를 극복하며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는 손흥민. 그가 월드 클래스 공격수라 불리는 이유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0.07.14, 사진 = 토트넘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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