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수비에서 3골을 먹으면 공격진에서 4골을 넣으라는 조 본프레레 감독의 명언이 있다. 먼저 3골을 넣고 내리 3실점 한다면 어떨까.

토트넘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전반 3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에 내리 실점하며 3-3 무승부로 승점 1점만을 챙겨갔다.

시작은 좋았다. 중앙지역까지 깊게 내려온 해리 케인이 반대편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볼을 연결하였고, 손흥민은 수비 한 명을 앞에 두고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경기 시작 45초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7분 뒤에는 케인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뒤,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점수를 2점 차로 벌렸다. 전반 16분에는 손흥민이 좌측에서 쇄도하던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볼을 연결했고, 레길론이 지체하지 않고 크로스를 올리며 케인의 헤딩골을 완성했다.

그렇게 3골을 앞선 채 전반을 마친 토트넘이 일찌감치 승리를 거머쥐는 분위기였다. 3~4일 간격으로 유로파리그 본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적 안배를 위한 교체도 고려해볼 법했다. 그만큼 더할 나위 없었던 토트넘의 전반이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에 전념하던 크레스웰을 좌측 윙백에 배치하며 4백으로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이러한 전술 변화가 웨스트햄의 파상공세로 이어지며 토트넘을 괴롭혔다. 그러나 토트넘 역시 손흥민과 케인을 위시한 매서운 역습을 전개해가며 웨스트햄의 흐름을 제어시켰다. 3골 차를 뒤집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지만, 그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너무나 커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토트넘은 후반 27분 베르흐베인과 은돔벨레를 대신해 해리 윙크스와 가레스 베일을 투입했다. 뒤이어 후반 36분 손흥민을 루카스 모우라로 바꿔주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동시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베일의 폼을 올리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단이 일어났다. 후반 37분 크레스웰의 프리킥을 발부에나가 헤딩 만회 골로 연결했고, 3분 뒤 손흥민이 빠지며 자유로워진 우측 윙백 쿠팔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크로스를 올려 산체스의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윙크스의 애매한 클리어링이 란시니의 동점 골로 이어졌다.

손흥민만큼 위협적일 필요가 있던 모우라는 쿠팔의 전진을 억제하지 못했고, 베일은 떨어진 실전 감각 탓에 한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제외하고는 잦은 턴오버로 수비 불안을 야기했다. 수비형 미드필드에 윙크스를 배치하고, 호이비에르를 전진 배치한 변화도 웨스트햄의 공격을 더욱 촉진했다. 결국 뉴캐슬전에 이어 웨스트햄전에서도 극장 동점 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옵타(OPTA)에 따르면 81분 이후 3-0에서 3-3 무승부로 마무리된 최초의 사례다.

올 시즌 호이비에르를 시작으로 좌·우측 윙백인 레길론과 맷 도허티, 케인의 백업인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7년 만에 복귀한 가레스 베일과 센터백 조 론돈까지 필요한 요소마다 적재적소의 영입을 이뤄내며 기대감을 갖게 한 토트넘이었다.

이들의 영입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시너지 효과를 내며 토트넘은 5라운드 기준 현재 리그 최다 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케인과 손흥민 듀오는 올 시즌에만 8골을 포함해 통산 28골을 합작했는데, 이는 역대 4위이자 현역 선수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서 최고 듀오임을 입증해내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공격에 수비 불안이 가려졌다. 객관적 전력상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유로파 리그 예선에서부터 모든 경기에서 실점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 더 나아가서는 우승컵을 원하는 토트넘의 장기적 플랜에 있어서 수비 불안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요소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사진 = 토트넘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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