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이제 2부 리그 공격수도 £30m(460억) 육박!’ EPL 빌라 왓킨스 영입

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애스턴 빌라의 올리 왓킨스 영입을 보도한 한 국내 기사 제목이다. 올리 왓킨스는 빌라 이적 전까지 잉글랜드 하부리그를 맴돌던 선수였다. 2014년 엑스터시티 데뷔 이후 빌라 이적 전까지 챔피언십 브렌트포드 소속이었던 2부리거 왓킨스에게 빌라가 460억에 육박하는 클럽 레코드를 제시했다는 점은 놀랄 만 한 소식이었다. 심지어 빌라는 지난 시즌 강등 권 바로 위인 17위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생존한 팀이기에, 하위 팀이 그만한 이적료를 지불했다는 점 역시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의 규모는 상위, 하위 클럽 할 것 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막대해지고 있다. 16-17 시즌까지 토트넘의 클럽 레코드는 약 440억(무사 시소코)이었다. 하지만 19-20 시즌 토트넘은 탕귀 은돔벨레를 무려 957억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로 영입했다. 세 시즌 만에 클럽 레코드가 두 배로 껑충 뛴 셈이다. 이는 현재 축구계에서 선수들의 몸값과 이적료가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급속도로 높아지는 이적료를 구단들은 어떻게 부담할 수 있을까? 특히 재정적 여유가 빅 클럽들에 비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중하위 클럽들은 어떻게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충당할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구단의 수익 창출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단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다양하지만 크게 경기장 입장 수익, 스폰서 수익(커머셜 딜), 중계권 수익으로 나눌 수 있다. 스폰서 수익과 중계권 수익은 일정한 계약을 통해 성사되기 때문에 비교적 고정적이지만, 이번 코로나 상황과 같이 경기장에 관중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경기장 수익은 굉장히 가변적일 수 있다. 다른 수익 창출 방법은 잠시 뒤로한 채 이번 글에서는 중계권 수익에 주안점을 두고 프리미어리그 수익 구조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구단들이 중계권을 개별 판매하여 중계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타 리그들과 달리, 프리미어리그는 중계권의 공동 분배라는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영국 내 TV 중계권의 경우 50%는 성적에 관계없이 20개의 구단이 동등하게 나누어 갖는다. 나머지 50% 중 25%는 운영비로서 생중계된 경기의 홈팀이 경기당 일정 금액을 챙겨간다. 그리고 나머지 25%는 1위 팀이 20위 팀보다 20배 많은 수익을 가져가도록 최종 순위 별 차등 지급한다. 해외 중계권과 프리미어리그 스폰서 수익은 20개 구단이 모두 동등하게 나누어 갖는다. 따라서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은 국내 중계권의 50%, 해외 중계권, 프리미어리그 스폰서 수익에 있어서는 모두 동일한 액수를 지급받게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구조를 지난 19-20 시즌 프리미어리그 통계를 통해 살펴보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구단은 £31.8m의 국내 중계권료와 £43.2m의 해외 중계권료, £5m의 스폰서 수익 총 £80m(약 1266억)에 해당하는 금액을 동등하게 지급받았다. 참고로 좌측 표에서 각 구단마다 일정하다고 전했던 해외 중계권료(overseas TV income)가 다른 이유는, 일정 해외 중계권료 공동 분배 이후 최종 순위에 따라 추가 차등 지급이 행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앞서 설명했듯, 홈경기의 중계 빈도 및 구단의 최종 순위에 따라 추가 금액을 지급받아 리버풀은 £174.6m(약 2764억)에 해당하는 리그 1위 중계 수익을 창출했다. 무엇보다 20위를 기록한 노리치시티 역시 £94.5m(약 1496억)의 중계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순위와 상관없이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얼마나 중계권에 있어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까닭에 각 팀들은 프리미어리그에 생존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는 한편, 하부리그 팀들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수익 구조 역시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가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리그 취소’보다 ‘리그 연기’를 단행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많은 스포츠 리그들은 중계권을 중계 기업 및 방송사에 판매한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대표적으로 스카이스포츠, BT스포츠, 아마존 등에 중계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 액수만 무려 19-20 시즌부터 3년 간 약 50억 파운드(약 7조 5천억)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만약 프리미어리그가 연기가 아닌 취소가 되어 경기를 중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 방송사 역시 광고 수익이 끊기게 되기에 프리미어리그에게 중계권 환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기에 결국 각 구단들의 막대한 재정 손실로 향하게 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앞선 왓킨스 사례와 같이 하위 구단도 엄청난 이적료를 지출할 수 있게 된 근간은 중계권의 공동 분배 구조일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런 구조를 통해 리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각 구단들이 과감한 지출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태껏 구조가 경쟁력을 만들어냈다면, 지금은 사회적 펜데믹이 구조를 붕괴하려 위협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앞으로 영국에서의 펜데믹이 다시 피크에 오를 때 어떤 대처를 취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1.03.13 사진=EPL 공식 SNS, STATISTA 공식 홈페이지 자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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