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모두 알다시피 미디어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TV, 신문, 라디오 등 전통적인 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이른바 SNS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면서 스포츠를 대중이 소비하는 태도 역시 크게 변했다. 특히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해 대부분의 휴식을 집에서 갖게 되면서 편리함을 갖춘 뉴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증가했다. 하지만 미디어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국내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도 및 활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새롭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그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최초로 TV를 통해 중계된 1936년부터, 스포츠와 미디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인터넷이 잘 발달하지 않았던 8, 90년대만 해도 스포츠 팬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국내 프로스포츠가 전부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K리그를 보는 것이 당연했고,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KBO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02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국내에 처음으로 위성방송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국내 스포츠 팬들은 해외에서 벌어지는 경기들을 한층 더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박지성, 이영표, 박찬호 등의 스포츠 스타들이 해외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그들의 경기를 생중계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흐름이 인터넷 발달과 맞물려 스포츠 팬들 만의 커뮤니티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대에 들어 스마트폰이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보급되었고, 이는 뉴미디어의 확산을 가속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은 미디어를 소비하는 데 있어서 시공간의 제약을 거의 없앴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스포츠 경기를 우리가 편한 시간 그리고 편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마케팅의 현실은 어떤가. 부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주기에는 부족하다. 고정적인 팬 베이스가 약하다 않다 보니, 해마다 관중 수나 중계 시청자의 등락이 크고, K리그의 경우 국내에서 해외 축구와 비교해 인기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수의 해외 사례를 통해 여러 마케팅 정책을 도입했고, 이것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 성공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또한 프로스포츠 리그와 구단이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기업구단의 경우 구단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팀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시민구단의 경우 운영비의 상당수를 세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프로농구구단 인천 전자랜드가 2020-21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시민구단이었던 프로축구구단 대전 시티즌은 지나친 세수 낭비라는 논란으로 구단을 ‘하나은행’에 매각했다. 이런 부정적 상황을 타개하기 프로스포츠마케팅은 현재 흐름인 뉴미디어에 맞춰 더욱더 변해야 한다. 이런 변화가 더 안정적이고 튼튼한 프로스포츠 리그와 구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먼저, 이 글의 제목처럼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추어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는 2020년 국내에서 7801억 원의 규모로 예상된다(스트라베이스, 2014). 5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 한 부분으로 성장해가고 있으며, 코로나 19로 인해 외출이 제한되는 현시점에서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는 이점을 살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런 OTT 서비스를 이용해서 국내 프로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전무하다. 그저 생중계를 보거나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라고 할 수 있는 해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국내 프로스포츠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다수의 해외 프로스포츠팀들은 이미 OTT 서비스를 이용한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OTT 서비스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 프라임’은 여러 스포츠팀들의 뒷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고,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핫스퍼를 대상으로 촬영이 이루어졌다. 맨체스터 시티는 무려 146억을 받으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공개했다. 선수들의 일상과 경기 날의 마음가짐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수들을 대하는 방식까지 샅샅이 공개되었고, 이는 반향을 일으켰다. 토트넘 핫스퍼 역시 그들의 사소한 일상까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공개되었고 손흥민 선수가 활약한다는 점에서 국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세계 최대의 OTT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도 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넷플릭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의 60개국에서 아시아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190개국에 달하는 나라에 진출하게 됐다(김희경, 2017).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지난 2018년 ‘죽어도 선덜랜드’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잉글랜드 내에서 전통 강호로 불리던 ‘선덜랜드 AFC’라는 구단이 강등을 당하고 다시 승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2, 3부리그 클럽의 애환을 잘 담아내어 호평을 받았다. 이런 다큐멘터리들이 왜 인기를 끌었고 왜 아마존 프라임은 146억이라는 거금을 들여서까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을까? 그 이유는 우리가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라커룸이라는 공간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도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대중들과 공유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된 인터넷 공간을 사람들에게 제공함에 따라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정보와 콘텐츠를 생산, 공유, 소비하는 주체가 된다(김여진, 2009). 이처럼 뉴미디어를 사용하는 누구든지 콘텐츠의 생산자가 되었고 유명인사들도 하나의 생산자로서 그들의 일상을 대중들과 공유했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는 걸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고 그들의 직업에 대해 몰랐던 부분까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의 인기 요인도 마찬가지다. 단지 스포츠 경기밖에 볼 수 없었던 과거에 우리는 스포츠 선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는지, 감독은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지도하는지, 그리고 선수들 간의 갈등은 없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정확히는 궁금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OTT 서비스를 통한 밀착 다큐멘터리는 그런 부분을 적나라하게 공개했기 때문에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K리그2의 수원FC의 경우, 전력분석 프로그램 ‘비프로 11’을 통해서 라커룸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비프로 11을 사용해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새로운 지시를 내리는 부분을 담았다. 하프타임 동안 선수들이 무엇을 준비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K리그1의 포항 스틸러스나 인천 유나이티드 같은 경우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라커룸을 공개했다. K리그에서 라커룸을 공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다수의 감독은 라커룸을 사적인 공간으로 생각했고, 라커룸 공개는 심각한 전력 유출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외국에서의 다른 사례처럼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우는 2005년에 있었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비상’처럼 올해 다시 한번 선수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으로 남겨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K리그의 아직 해외 유명 리그보다 기반이 약하지만, 라커룸 공개와 같은 팬을 위한 과감한 결정은 그 차이를 점점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종목의 경우, 국내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구단은 지난 2019-20시즌 유도훈 감독에게 경기중에 한 시즌 동안 마이크를 차게 했다. 이는 방송을 주관하는 SPOTV를 통해 편집과정을 거쳐 하나의 동영상으로 만들어졌다.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고, 감독의 선수를 다루는 방식, 외국인 선수와 소통하는 모습 그리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기존에 NFL(미 프로풋볼)이 감독 및 주요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차고 공개했던 ‘Mic’d Up’과 상당히 유사했다. 감독이 선수에게 지시하는 모습 그리고 같은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과 사담을 하는 장면까지 모두 영상에 담아내며 ‘Mic’d Up’은 NFL을 상징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렇듯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전에 알 수 없었던 경기에서의 뒷이야기 혹은 광고로 가려졌던 하프타임 또는 작전시간의 모습을 일반 팬들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시도가 선수와 팬 사이의 벽을 허물어 줄 수 있다. 선수와 팬 사이의 벽이 사라지면 팬들이 자신도 구단의 구성원 중 하나라고 인식할 것이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naver.com)
[21.7.1,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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