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박진형 기자] 최근 NBA 르브론 제임스의 아들인 브로니 제임스가 2024 NBA 드레프트 진출을 선언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가족이 함께 뛴 사례는 찾기 쉽지 않지만 이러한 스토리는 언제나 스포츠 팬들에게 흥미로운 주제이다.
이번 시간에는 MLB에서 함께 활약하며 역대 최초 ‘부자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낸 켄 그리피 주니어, 시니어 부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켄 그리피 시니어(이하 시니어)는 1950년생으로 1973년 신시네티 레즈에서 외야수로 데뷔하였다. 1975년, 1976년 두 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1976년과 1977년에는 MLB 올스타전에 선발되기도 하였다.
우승과 올스타전 선발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고 있던 시니어는 자식 농사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시애틀에서 베테랑 야수로 활약하고 있던 시니어는 1989년 아들 켄 그리피 주니어(이하 주니어)가 같은 팀인 시애틀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1990년 9월 12일,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된다. 시니어와 주니어는 각각 2번 타자와 3번 타자로 출전하였는데 당시 MLB에서 이미 2,000 안타를 넘게 기록하며 전설적인 선수였던 아버지 시니어는 대기 타석에 있던 아들에게 보란 듯이 외야 중앙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대기 타석에 있던 아들이 홈런을 치고 돌아온 40세의 아버지와 함께 기뻐하는 장면만으로도 팬들은 환호하고 감동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다시 팬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장면이 탄생하게 된다.
3번 타자로 나선 주니어는 초구를 침착하게 거른 후 제 2구를 타격, 좌중간의 담장을 넘어가는 시원한 홈런을 만들어낸다. 이는 주니어의 시즌 20호 홈런이자 제 1호 부자의 백투백 홈런이 되었다.
당시 중계를 담당하고 있던 케스터는 “내가 뭘 본 거죠?”, “주니어가 아버지한테 질 순 없다고 말하는 것 같네요.” 등의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렇게 켄 그리피 부자는 야구장에서 엄청난 감동을 만들어낸 선수들로 많은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리피 부자는 야구 외적으로도 수많은 이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시니어는 주니어에게 어릴 적부터 공정함을 강조했다. 90년대에는 투수, 타자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선수들이 약물을 통해 본인의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했는데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은 주니어는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에서도 절대 약물에 손을 대지 않았으며 약물의 도움 없이 수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주니어는 MLB 사무국에 로빈슨 데이에 모든 선수가 재키 로빈슨의 42번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뛸 것을 최초로 주장하였으며 이는 현재에도 MLB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켄 그리피 부자는 현재도 유망주들의 발전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는 등 많은 선행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다음편에 계속..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s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박진형 기자(donpark0714@gmail.com)
[2024.04.09, 사진 = 켄 그리피 주니어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