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럴림픽’이라는 이름은 익숙하다. 패럴림픽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최하는 신체장애인 국제 스포츠 대회로, 올림픽 종료 후 같은 개최 도시에서 치러지는 글로벌 이벤트다.
개최 초기에는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Paraplegia’에서 출발했지만, 범위가 확장되며 지금은 모든 신체 장애인을 아우르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을 계기로 패럴림픽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지만, 정작 또 하나의 장애인 국제대회인 ‘데플림픽(Deaflympics)’은 많은 시민에게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데플림픽은 4년마다 열리는 청각장애인 국제 종합 경기 대회로, 스포츠를 통한 심신 단련과 전 세계 농아인의 교류·유대 강화를 목표로 한다.
데플림픽은 패럴림픽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대회이기도 하다.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첫 대회가 열렸으며, 이는 패럴림픽(1960년 시작)보다 무려 36년 앞선다. 현재는 국제농아스포츠위원회(ICSD)가 주관하며 하계·동계 대회로 구분되어 4년 주기로 열린다.
청각장애 특성상 시각 중심의 경기 운영이 이루어지며, 스타트 총 대신 빛 신호를 사용하고, 심판의 지시는 수화·전광판·시각 장비를 활용한다. 공정성 유지를 위해 경기 중 보청기와 인공와우(청각 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주어 손상된 달팽이관의 기능을 대행하는 전기적 장치) 착용은 금지된다.
한국은 1985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첫 출전한 이후 탁구, 배드민턴, 태권도, 사격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지난 21년 데플림픽에서는 전체 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대회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은 패럴림픽에 비해 매우 낮다.
이는 중계 및 언론 노출이 거의 없고, 농인 스포츠 조직의 예산과 홍보 인프라가 취약해 선수들의 성취가 대중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데플림픽을 “청각장애인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반영한 유일한 국제 종합대회”로 평가한다. 청각장애인은 시각 중심의 언어(수어)를 쓰고, 독자적 문화적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에 패럴림픽과는 전혀 다른 스포츠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데플림픽은 단순히 ‘장애인 스포츠’의 한 축이 아니라 수어 문화와 농인 정체성을 스포츠를 통해 세계와 연결하는 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현실적인 과제도 적지 않다. 선수층 확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훈련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고, 방송 중계나 디지털 콘텐츠 제공 등 접근성도 크게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지자체·체육단체 사이의 협업 구조 역시 강화가 요구된다.
실제로 강원도는 2027년 동계 데플림픽 유치를 추진했지만 예산과 행정적 준비 부족으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어, 제도·지원 체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패럴림픽은 한국에서 누구나 아는 스포츠 이벤트가 되었지만, 데플림픽은 여전히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치뤄지고 있는 도쿄 2025 데플림픽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활약이 이어지는 만큼, 데플림픽 또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통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5.11.22, 사진 출처=데플림픽 공식 홈페이지]








![[컬링] 평창의 기적을 지나… 팀 킴, 마지막 엔드](https://siri.or.kr/wp/wp-content/uploads/2026/03/팀킴2-238x17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