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한국 유격수 계보에 또 하나의 이름이 진하게 새겨지고 있다. NC 다이노스 김주원이 그 주인공이다.
데뷔 초반 ‘재능 있는 유격수’로 불리던 그는 올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선수가 됐고, 그 변화는 도쿄돔 한가운데서 폭발했다.

16일 일본 도쿄돔.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
모든 흐름이 일본으로 기울어가던 9회말, 마지막 타석에 선 김주원은 일본 요미우리의 오타 다이세이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3구째 빠르게 들어온 공을 밀어 올리자,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한국전 11연패를 앞두고 있던 대표팀을 구해낸 동점 솔로포.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까지 모두 일어서게 만든 한 방이었다.

상대는 일본에서 정상급 불펜으로 평가받는 다이세이. 더 의미가 컸던 이유다.
그저 한 경기의 동점포가 아니라, 김주원이 올해 어떤 선수로 변모했는지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김주원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꾸준함’이다.

2021년 NC에 입단한 이후 그는 눈에 띄는 툴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타격에서는 오랫동안 기복을 겪었다.
첫 시즌 0.241, 이후 0.223, 0.233, 0.252. 한 시즌씩 성장하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건 다른 곳—수비였다. 포지션 이해도와 범위, 송구 안정성을 매년 조금씩 끌어올렸고, 그 기반이 올 시즌 폭발적 성장의 토대가 됐다.

올해 김주원은 처음으로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했다.
그리고 숫자가 말한다. 타율 0.289, 15홈런, 65타점, 98득점.
WAR 6.33, wRC+ 131.1로 KBO 유격수 전체 1위.
공수 양면에서 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김주원은 KBO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도 정상에 서며, 이제는 ‘공격도 되는 프리미엄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대표팀은 이 홈런으로 일본전 10연패 사슬을 벗고 7-7 무승부를 만들었다.
전날 대패한 분위기를 스스로 바꾼 경기였다.
한국이 1군으로 구성된 국제 대회에서 일본을 마지막으로 이긴 건 2015 프리미어12 4강전. 그 뒤 길게 이어진 패배의 흐름을 끊은 장면 뒤에는 결국 김주원이 있었다.

대표팀은 17일 귀국해 내년 1월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다시 뭉칠 예정이다. 다음 한일전은 2026년 WBC에서 열린다.

김주원은 올해 단순히 좋은 유격수 이상의 존재로 올라섰다.
수비는 리그 정상, 공격은 커리어 하이, 결정적 순간에는 팀을 구하는 해결사.
그의 이번 한 방은 미래의 대표팀 유격수를 논할 때 왜 ‘김주원’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언급되는지,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주는 장면이었다.

한국 야구가 믿을 수 있는 유격수.
김주원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5.11.19, 사진제공 = KBO 공식인스타그램]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