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아쿠냐 주니어, 타티스 주니어, 게레로 주니어 [Photo by= Thomson200, CC0, via Wikimedia Commons, Keith Allison from Hanover, MD, USA, CC BY-SA 2.0 , via Wikimedia Commons, DR. Buddie, CC BY-SA 4.0 , via Wikimedia Commons]

[SIRI=이영재 기자]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대대로 전한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의미다. 최근 메이저리그(MLB)에는 야구선수 2세 출신으로 명품 DNA를 자랑하는 3명의 젊은 선수가 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3),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아쿠냐 주니어가 97년생, 타티스 주니어, 게레로 주니어가 99년생으로 메이저리그 선수 중 막내급에 속한다. 어린 나이에 빅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아쿠냐 주니어와 8+2년 계약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계약을 맺으며 일찌감치 그들을 구단의 장기적인 구상에 포함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프로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베네수엘라 출생의 아쿠냐 주니어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로 남다른 집안 배경을 자랑한다.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한 야구선수 출신이며 친척 중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여럿 존재한다. 유명한 선수로는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알시데스 에스코바와 빅리그 통산 101승의 켈빔 에스코바가 있다.

이런 야구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쿠냐 주니어는 2014년 국제 유망주 계약으로 애틀랜타에 입단했다. 2018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BA)와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P) 선정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하게 된다.

이듬해인 2019년엔 41홈런-37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발휘하며 데뷔 첫 올스타이자 실버 슬러거로 선정된다.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작년에는 OPS 0.987의 맹타를 휘두르며 2년 연속 실버 슬러거 수상자가 된다.

올 시즌 역시 아쿠냐 주니어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한국 시각 7월 4일 기준으로 그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표1= 2021(07.04 기준)시즌 아쿠냐 주니어 타격 성적 / Fangraphs 기준]
아쿠냐 주니어는 현재 내셔널리그 출루율 7위, 장타율, OPS, 홈런, 도루 3위로 전반적인 타격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다. OPS와 WRC+는 데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고 홈런 페이스 역시 41홈런을 쳤던 2019년보다 좋다.

또한, 지난 2일 발표된 올스타 투표 결과에서 내셔널리그 외야수 1위로 지지를 받으며 생애 2번째 올스타로 선정됐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프로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타티스 주니어는 한국 팬들에게 김하성의 팀 동료로 더욱 친숙할 것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뛰면서 홈런, 도루능력이 모두 출중한 호타준족으로 평가받는다.

아버지인 페르난도 타티스 시니어는 메이저리그에서 11년 동안 113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특히, 1999년에는 34홈런, OPS 0.957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당시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에 만루홈런을 두 번 쏘아 올린 이른바 ‘한만두’의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타티스 주니어는 201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어 입단했지만, 입단 직후 트레이드를 통해 현재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로 가게 된다. 2016~2018년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주목받는 유망주로 떠오른다.

그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BA 선정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2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해 84경기 동안 22홈런, 16도루, OPS 0.969로 데뷔시즌에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대단한 임팩트를 남겼다. 지난해에도 59경기 동안 17홈런, 11도루, OPS 0.937로 실버 슬러거를 수상하게 된다.

올해 2월,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3억 4,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MLB 역사상 최장 기간 계약에 해당된다. 초대형 계약에 부응하듯 올 시즌 타티스 주니어는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표2= 2021(07.04 기준)시즌 타티스 주니어 타격 성적 / Fangraphs 기준]
내셔널리그 홈런, 장타율, OPS, WRC+, WAR 1위. 타티스 주니어는 전반적인 타격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큰 임팩트를 남겼던 지난 두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다. 현시점에서 내셔널리그 MVP로 가장 유력한 선수다.

하지만 불안 요소 역시 존재한다. 타티스 주니어는 시즌 전부터 잦은 어깨 부상으로 불편함을 품은 채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데뷔 첫 시즌은 부상으로 84경기, 지난해엔 단축시즌으로 59경기를 출전한 것이 전부이기에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다.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체력 문제가 있다.

실력 외로 타티스 주니어는 남다른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는다. 그라운드나 덕아웃에서 세레모니를 즐기며 메이저리그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된 홈런 이후 배트 던지기, 이른바 ‘빠던’을 거리낌 없이 하기도 한다. 상대 투수에게 미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팬들을 열광케 하는 선수다.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에서 64%의 득표율로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올스타전 경기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프로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앞선 두 명보다 야구 유전자의 농도로 따지면 가장 질 좋은 야구 DNA를 물려받은 선수다. 그의 아버지인 블라미디르 게레로 시니어는 통산 올스타 9회, 실버 슬러거 8회, 아메라칸 리그 MVP 1회 선정에 빛나는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선수다. 그는 2018년 92.9%의 득표율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했다.

그만큼 게레로 주니어는 많은 기대를 받으며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했다. 타격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게레로 주니어는 2018년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다시피 했고 2019년 BA, BP 선정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그 해 4월, 그는 언론으로부터 대대적으로 주목받으며 메이저리그 데뷔에 나선다. 4월 26일 게레로 주니어는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선발 3루수 5번 타자로 빅리그에 데뷔한다. 2019시즌 게레로 주니어는 123경기 동안 15홈런 OPS 0.772로 신인임을 감안했을 때 괜찮은 성적이었지만 기대만큼 좋진 않았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1루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60경기 동안 9홈런 OPS 0.791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장하지 못한 타격 성적에 110kg이 넘는 체구로 수비와 주루 능력은 처참했다. 여전히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기대 이하의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게레로 주니어는 19kg을 감량하며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성적 또한 완전히 달라졌다.

[표3= 2021(07.04 기준)시즌 게레로 주니어 타격 성적 / Fangraphs 기준]
아메리칸 리그 타율, 홈런, 장타율 2위, 출루율, OPS, WRC+, WAR 1위로 게레로 주니어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현시점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유력한 MVP 후보로 꼽힌다. 평균 타구 속도는 95.1마일로 애런 저지에 이어 MLB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기대했던 타격 잠재력이 드디어 터졌다.

수비 부분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종합적인 수비능력을 평가하는 UZR(Ultimate Zone Rating, 0이 평균) 기록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0.5로 개선됐다. 체중 감량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게레로 주니어는 올스타 1차 투표에서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차 투표에서도 아메리칸 리그 1루수 부문 득표율 75%를 올리며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서게 됐다.

 

이렇게 3명의 ‘주니어’들이 현재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이들은 메이저리그를 10년 이상 책임질 현재이자 미래의 슈퍼스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월 MLB.com에서 2020년대 각종 부문 최대 타이틀 수상자를 예상한 바 있다. 패널 5명이 각자 최다 홈런, 최다 안타, 최다 MVP 등을 예측해 선정한 것이다. 여기서 아쿠냐 주니어는 3개 부문 (최다 안타, 최다 MVP, 최다 올스타), 타티스 주니어는 1개 부문(최다 안타), 게레로 주니어는 1개 부문(최다 홈런)에서 예상자로 꼽혔다.

당장 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영재 기자(youngjae@siri.or.kr)
[2021.07.04]

[사진= Thomson200, CC0, via Wikimedia Commons,
Keith Allison from Hanover, MD, USA, CC BY-SA 2.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via Wikimedia Commons,
DR. Buddie, CC BY-SA 4.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via Wikimedia Commons,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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